완벽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나

by 소소한 특별함

하루 일과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오늘은 AI보조강사로 출강을 다녀왔다.

그러곤 지금 이 시간, 신데렐라처럼 밤 12시가 되면 급하게 궁전을 빠져나가야 하듯 오늘을 마감하느라 분주하다. 그 후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그게 오늘의 할 일은 아니었다.


나의 하루는 정해진 출근 시간이 사라지면서 조금씩 늦게 시작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나쁜 습관으로 굳어질까 봐 덜컥 염려가 된다. 그래서 잠들기 전 늘 다짐하곤 한다.

"내일은 백일백장 글쓰기는 반드시 아침에 해야겠어!"

"내일부터는 꼭 일찍 일어나야지!"


하지만 눈을 뜨면 어제의 호기로움은 사라지고 없다. 특히나 이번 주처럼 외부 일정이 많은 때에는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마음만 조급해진다.


오늘도 그랬다. AI 보조강사로 출강해 현장에서 보낸 시간은 분명 뿌듯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정작 내가 하지 못한 '기본'의 루틴이 모두 뒤로 밀렸다. 결국 '마감임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더 요란스럽다.

이럴 때면 습관적으로 나를 채찍질한다.

"오늘 도대체 뭘 한 거야!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깊은숨을 내뱉으며 부정의 기운을 덜어낸다.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하나씩 해나가는 수밖에.

신데렐라가 입은 드레스가 남루해지기 전에 성을 빠져나오며 유리구두 한 짝이 남겼듯, 어쩌면 마감은 하루를 성실히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나만의 유리구두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완벽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나.

"오늘도 이만큼이면 충분해"라고 속삭여본다.

이것만으로도 내일 맑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고 위로도 하면서.



공원 속 셀카를 찍는 인형.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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