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모집글의 자격요건을 본다. '디지털문해교육 관련 자격증 보유자'.
이런 자격증이 있어?
확인해 보니 지역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2년 전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짐작건대, 당시 배출된 인원들의 직업군을 유지해 주기 위한 관례로 보였다.
최종합격 후에도 15시간의 역량 강화 교육이 따로 있는데, 굳이 존재하지도 않는 자격증을 고집하는 행정이 못내 아쉬웠다. 더불어 기존 활동가들이 있는 채 형식적인 절차일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 대기자들은 서로를 알고 있었으며, 면접 대기장은 긴장감 없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역시나 나의 예감을 적중했다. 예상보다 길어진다는 안내를 받으며 내 이름이 호명되길 기다리는 시간은 핸드폰이 채워주었다.
면접장으로 들어섰다.
2명의 면접장이 입구에서부터 착석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 어쩌면 태도를 가늠하기 위한 면접자로서의 관찰이기도 했을 터다. 면접자 중 아는 사람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나도 그들을 보며 가볍게 자리에 착석했다.
"자기소개해보시겠어요"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이번 모집은 어르신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1:1로 스마트폰과 친해지도록 돕는 일이었다. 나에게 스마트폰 교육이란 어려울 것도, 까다로운 것도 없는 분야였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대단할 것 없는 일'이라 여겼다. 그래서였을까. 면접에 대한 최소한의 긴장감조차 없이 그저 시간 맞춰 출석 체크하듯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 맞다. 여기 면접장이지!!
채용의 규모나 형태를 떠나, 누군가를 선발하는 자리는 그에 걸맞은 예의와 형식이 필요하다. 나는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가벼이 본 것일까? 아니면 이 활동 자체를 하찮게 여겼던 것일까.
정작 대상자에 대한 존중을 놓치고 있었다. 뒤늦게 사회복지를 공부했으면 그중 노인복지 쪽으로 많은 관심을 두었으며 어르신에 대한 공경을 이야기하며 면접을 마쳤다. 면접자로서의 내 자세는 명백한 부적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