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닌, '나'를 위해 울었다.

by 소소한 특별함

JTBC 최근 드라마 10부작 '샤이닝'을 보며 몇 번을 울었다.

고구마 느낌이 없지 않지만 나는 박진영이 연기한 '연태서'의 시선을 따라다녔다.


'태서'는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정의 책임자가 되었지만 겨우 고등학생.

서울에서 공부할 때는 의대를 생각했지만 다친 동생을 위해 조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전학을 한다.

학생으로 할 수 있는 게 공부뿐이라 '서울'대를 다니지만 언제나 동생과 조부모님 걱정이다.

인턴과정 석사과정을 추천받지만 돈벌이를 위해 졸업 후 대기업으로 취직을 한다. 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태서는 야근이 잦은 그곳을 떠나 기관사로 취직을 한다. 그리고도 시골집에서 가까운 곳으로의 이직을 위해 또 다른 진로 준비를 한다.

서울에 사는 동안은 자기만의 시간으로 동생이 선물해 준 시간이라고. 할아버지 할머니 중 누구라도 다치거나 돌아가시면 동생을 돌봐야 하기에 휴식 같은 시간을 즐기려 하지만 언제나 장애물들이 많다.

'태서'는 고등학생 때 부모님의 임종을 혼자서 지켜야 했다. 태서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그때부터였을까?


할머니가 쓰러지면서 태서에게는 위기가 찾아온다. 고3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와는 대학생이 되며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시간을 갖자'라는 전화통화로 헤어졌고, 10년 만에 다시 만나 서로 잊지 못했음을 확인하고 사귀기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태서'쪽에서 할머니 병간호와 직장생활과 이직을 준비하고 알바까지 하느라 서로의 시간이 어긋난다.

'태서'는 그 모든 것을 묵묵히 혼자서 견뎌낸다. 태서가 잠을 자거나 누워있는 모습보다 언제나 잠을 못자서 충혈되어 있는 모습이 많이 비췬다.

어느 날 너무도 힘들고 속상해 울지만, 시골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어느 날은 모두가 잠든 후 밖으로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흘리지만 그때도 소리는 안으로 안으로 삼킨다. 나는 그런 '태서'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기에 울었다.


표현하는 것보다 참는 게 익숙한 태서.

말하면 달라질 것이 없기에 말을 아끼는 태서.

속이 터질 것 같지만 도망가지도 않고 투정도 부릴세 없이 티 안 나게 식구들을 위해 애를 쓴다.


'태서야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해도 돼'

'태서야 울 때는 소리 내서 엉엉 울 줄도 알아야지'

'태서야 잘 때만이라도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도록 해봐'

'태서야 너무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마'


그에게 했던 말들은, 사실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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