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것의 소중함
11월2일 항암 부작용이 1주일동안 몰아치고
사그라졌다. 잃었던 미각이 돌아오고
먹고픈 것들이 속속 생각나던 중에
치통이 시작됐다.
왼쪽 아랫니쪽이 주기적으로 너무 아파와서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었다.
이제 좀 적응됐나 싶은데
치통이 시작되니 모든게 원망스러웠다.
치과를 가니
왼쪽 잇몸 뿌리가 다 녹아서 풍치랜다.
그냥 견디는 수밖에 없다고
뽑고 임플란트를 하거나 견뎌야한댄다
충치가 생겨서 아픈거 일까봐 간거라 담담히 듣고 왔다. 진통제로 견뎌야하는구나 각오.
혹시 호중구가 떨어져서 치통이 생긴건가 해서 동네 병원을 전화돌려 가서
피검사를 했다(이것도 해준다는데를 찾느라 꽤 걸림. 나는 자인병원으로 감)
호중구가 500 밑이면 처방을 해줄수 있댔다.
500밑으로 떨어진 적이 워낙 많아서
400 정도 나오겠지하고
기다렸는데
왠일 4100 이랜다.
아니 호중구가 안떨어져도 기분이 이상하다
항암제가 효과가 없는건가?
왜 그러지?
이빨은 대체 왜 아픈거지?
이젠 호중구 수치가 잘 나와도 이상하다
열나서 응급실 간 이후에
낮잠 꼬박꼬박 자고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호중구 수치 최고다.
이빨만 안아프면 괜찮을텐데
사소한거 하나만 삐그덕대도
무너지기 쉬운게 일상인가보다.
엇그제 유퀴즈에 박미선씨가 유방암 얘길 했었고 그거보고 내 생각이 난다는 연락이 왔다.
나도 봤다. 인트로에서 봄이가고 여름이 갔다는 자막을 보면서 부터 울었다.
짧아진 머리를 보고도 슬프고
가족들이 안울었단 말에도 훌쩍
딸아이의 일기장 노트도
훌쩍이다 콧물까지
긍정적으로 생각을 할라그래도 쉽지가 않아
박미선 멋지네. 나는 여름엔 더워서 서럽고 겨울은 겨울이라 추워서 서러울텐데
감사하는 마음과 하루 10번 웃기를 실천하는게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몰랐는데..
이빨 하나 아픈것에도 무너져내리는데..
무엇보다 하나로 똘똘 뭉쳐 투병했다는 가족들한테도 서운한 맘이 그득그득한데
그저 항암일정이 끝나기만을
진통제 먹고 기다리는 긴 터널.
오는 연락조차 감사해할 여유도 없고...
그냥 초라하기만 하다.
눈뜨면 아 맞다 나 암이지
하고 시작되는 하루.
언제쯤 끝날까..
나는 이걸 나중에 추억이라 여길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