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했다

암환자아닌 것처럼

by 챙미

봄이 왔다. 3월초 매일가던 방사선이 끝난 후로는 암환자 아닌 것처럼 살았다.

특히 애들 등교후 동네산책을 다니다

지겨워져서 서울로 매일 나들이를 만보 채울겸 시작했는데

한적한 평일 산책이 너무나 힐링이 되었다.

꽃이 피고

봄기운과 함께 과거 아팠던 기억은 희미해졌다.

나는 2025년 초 봄을 만끽했는데

비록 가발을 쓰고지만

2026년 봄을 만끽할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Bts가 컴백을 하고

엄마한테 멤버를 알려주고 좋았던 무대를 같이 보던 시간도 행복했다.

그모습을 보던 딸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 투바투랑 Nct wish를 엄마랑 할머니한테 보여줬다.


학기초에는 딸아이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밤에 화장을 하고 영상을 찍고 친구들과

험한 말을 섞어 쓰고

패드에 집착하고..아 속상했는데

챗gpt가 상담을 아주 잘해주더라.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무엇보다 중간에

너는 괜찮냐고 물어서

울컥.


상담기법도 내재된건가.


그뒤로도 많이 의지했다

특히 머리 언제 자라냐고 들들 볶아대서

귀찮아할지도..ㅋ

잘보여야지 나중에 복수한단 말도 있던데 ㅋ


후항암은 3차까지 했다. 중간에 방사선 하는 날과 한번 겹쳐서 그날은 이대목동 갔다가 명지병원 가야해서 힘들었지만

선항암에 비하면 수월.

아직 호중구 수치가 1000을 안넘어서 항암하기전에 주사를 맞는다.


31일 4차 항암을 앞두고서는 다시 단백질 보충 모드..항암보다 호중구 주사가 더 아프다...이번엔 통과하길.

은근 3주마다 돌아오니 암환자라는 걸 잊고있다가 주기적으로 자각한다.


근력운동을 시작해서

빅씨스 에센셜 50일을 다 마쳤다. 이제 덤벨 운동 이볼브 진행중.


땀이 잘 안나는 체질인데

음양탕 한잔 마시고 따라하다 땀이 조금이라도 나면 그렇게 개운하다. 이 맛에 운동하는 구나


시기에 맞게 피는 봄꽃을 구경한다

3월에는 개나리 목련 매화.


담주부턴 벚꽃


미세먼지만 좀 덜해도 좋으련만.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올라서 중국에서 석탄을 마니 뗀댄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공기가 탁해진 거라고 ..


응봉산 개나리

용답 매화

용산공원 목련

덕수궁 국립중앙박물관


돌아다니며 생각하고 힐링하는 시간을 즐긴다. 이러라고 암에 걸린걸까. 감사하자.

좀만 덜 예민해지고 싶다.

방심하면 튀어나오는 우울과 짜증을 다스리고 싶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시원하다 오히려

울고나면 빅씨스 홈트를 끝낸 것처럼

개운해지니까.


받아들이자. 이 모든걸.


늙어가고 아프고 그럼에도 행복하고 감사하고 만족한다. 어차피 별수 없자나.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호스피스 병원 다큐멘터리를 봤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울산이더라. 중간에 아픈 모습을 아직 어린

자식한테 보여주기 싫다는 엄마 얘기도.


그냥 이대로 죽고싶다고.


거기서 펑펑. 일부러 슬픈건 보지 않으려했는데 보고말았어.


다시 시선을 돌려서 우주영화에 빠진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우주에 다시


마션 인터스텔라를 소환해서 다시 보고.


아 우주로 가길 꿈꾸는 삶과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비교해본다. 선택이 아니고

병행이야. 그런데. 둘다 공존하는 게 인생


어쩜 호스피스 병원에 가서

우주영화를 볼수도 있겠지.


담배를 뻑뻑 피면서

50대도 아니고 60댄데 살만큼 살았다 인터뷰 하는 모습이 생각나고.


나도 저럴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냥 그렇다고. 방심해서 살았다고..

이상 낼모레 4차 후항암을 앞둔

일희일비하는 아낙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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