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의 나침반을 다시 쥔 앙카라

다시 움직이는 앙카라-중동, 유럽 패권 재편의 중심에서

by Hoon

습한 다마스쿠스의 저녁, 터키산 트럭들이 새로 개방된 세관을 지나가며 국기를 흔들었다.

10년 만에 돌아온 그들은 전쟁이 아닌 재건을 위해 왔다. 한편 걸프의 쿠웨이트에서는 터키 장관들이 에너지와 방산 협정에 서명하며, 레반트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는 확장된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10년간의 전쟁과 경제 불안은 터키로 하여금 새로운 중심축을 찾게 했다. 시리아의 외교 복귀와 걸프 자본의 급등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지역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했다. 2025년 1–7월 터키-시리아 교역은 약 19억 달러에 달하며, 오랜 침묵 끝의 급반등을 보였다.


에르도안의 10월 쿠웨이트·카타르·오만 순방 동안 양측은 에너지·해사·투자 등 24건의 협약에 서명했다. 터키는 걸프 순방 이후 GCC와의 교역을 150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합의들은 터키의 통화 위기를 완화하고 걸프 자본 흐름에 진입할 수 있는 생명줄로 작용한다.


“에르도안에게 경제외교는 이제 국가안보다. 걸프와의 무역은 단순한 상거래가 아니라 전략이다.”

— 셀림 율마즈 박사 (이스탄불 정책연구원)


터키 군은 여전히 시리아 북부에 주둔하지만, ‘통제’에서 ‘협조’로 기류가 바뀌었다. 국경 안정과 쿠르드 억제 논의가 이제는 교역·인프라 협상과 병행된다. 터키에게 안보와 외교는 더 이상 서로 다른 축이 아닌 한 장의 장부의 양면이다.

시리아 영토 통제권 지도 2025.02.24

러시아제 미사일을 구매하면서도 NATO 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터키는 줄타기를 하고 있다. ‘다중 축 외교’는 모든 측면에 문을 열어두는 한편, 서방 동맹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EU와의 관세동맹 현대화 및 비자 완화 논의가 다시 움직이고 있지만, 인권 논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변화는 국제 원유시장에도 미묘한 파급을 미친다.

터키가 걸프 에너지 프로젝트와 투자협력에 깊이 관여할수록 브렌트유(Brent)와 WTI(서부텍사스유) 간 가격 스프레드가 좁혀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터키가 ‘유럽-중동 에너지 허브’로 자리 잡을 경우, 중동산 원유의 유럽행 경로와 가격 결정권이 부분적으로 앙카라를 경유하게 되는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즉, 안보와 외교를 넘어 에너지 수급 질서 재편의 촉매로 작동할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터키–시리아 교역 반등: 2025 년 1–7월 19억 달러 ↗ 2023 년 8억 달러

GCC 교역 목표: 2026 년까지 150억 달러

인플레이션: 약 33 %(2025 년 9월 기준, 터키통계청)

리라화 대 달러: 전년 대비 약 –20~25% 수준의 추가 약세


앙카라가 성공한다면 터키는 중동의 유럽 교량으로 부상할 것이다 — 에너지 회랑, 이주 관리자, 영향력 중개자 역할로. 그러나 실패한다면 경제 압박이 가중되고 이란·사우디·이스라엘과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에르도안의 외교를 통한 안보 실험은 오스만의 과거를 복원하려는 시도라기보다, 지중해 양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미래 설계다. 이 균형외교가 지속될지는 국내의 경제 절제와 대외적 자제 역량에 달려 있다.


참고 및 출처: Atlantic Council, Anadolu Ajansı, ISPI, Chatham House, Reuters (2024–2025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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