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와 GPT

by 친절한 손원장

Youtube 채널을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되었다. 1년 동안 거의 빠지지 않고 매주 동영상을 올렸으니 조기에 중도 포기라는 큰 허들은 일단 넘어선 셈이다. “친절한 손원장” 채널을 운영하는데 있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무래도 생성형 인공지능인 GPT 이다. 나는 Youtube 채널을 운영하면서 GPT 에 정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아마 GPT 가 없었으면 채널을 시작했어도 지속적인 컨텐츠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거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때가 막 GPT 가 퍼지기 시작한 때와 겹치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큰 행운이다. 실제로 GPT 가 내 유튜브 채널 운영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여기에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갑자기 발생한 아이디어나 돌발적인 질문을 깊은 이해로 연결해준다.


“안경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지?” 라는 나의 질문은, GPT 와의 끝 없는 대화를 통해 네로 황제의 녹색돌부터, 피렌체의 유리 제작, 무라노 섬에 갇힌 장인들, 안경의 대중화와 르네상스로 이어진다. GPT 가 없던 시절에는 구글 검색이 주는 단편적 지식에 만족했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관련한 책이 있는지를 찾았어야 했을거다. 하지만 GPT는 역사적인 사실들 중 관련이 있는 것들을 한 실에 꿰어내는 작업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 내 질문이 갖는 ‘의미’를 알려준다.


GPT를 얼마나 잘 쓰냐는, 무엇을 어떻게 질문하는지에 달려있다. GPT는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 첫마디에, “당신은 ~~ 의 의미 (기원, 역사 등등) 를 묻고 있습니다” 라고 간략하게 정리를 한다. 이게 왜 중요하나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인류 역사에서 고민해 봤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고민을, 이전의 누가 언제 어떻게 했었는지 알게 되면 짧은 시간 동안 나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는 깊은 이해로 넘어갈 수 있다. 거인의 어깨에 오르는 리프트라고나 할까. 이러한 정리가 없으면, 이미 남들은 고민을 다 했던 부분을 또 다시 고민하며 시간을 낭비했을 거다.


3. 영어로 되어 있는 지식에 접근하는 최소한의 도구가 되어 준다.


유튜브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주제를 찾기 위해 여러 책들을 찾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있는 지식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다. 르네상스 이후 학문의 중심은 유럽이었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학문의 중심은 미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로 읽고 생각하는 훈련이 덜 되어 있는 나는, 영어로 된 책을 봐도 필요한 정보를 접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보다, 원치 않는 정보를 걸러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언어인 한국말로 바꿔야 되기 때문이다.


이 때 GPT 가 정말 큰 도움이 되는데, 아이폰 사진기가 파악한 영어 원문을 GPT에 돌리면 원문을 해석함과 동시에 그 의미까지 해석해준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찾아 내고 영어로 정보를 머리 속에 정리해 두는 것인데,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는 그게 언제나 큰 장벽이었다. 미국에서 지식을 쌓는 사람들이 KTX를 타고 달린다면, 그래도 그랜져 한 대 정도는 타고 따라가는 느낌이랄까.


4. 나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는 거대한 메모장이다.


인간의 뇌는 위대하다. 한정된 물리적 공간 안에 엄청난 양의 지식을 저장하면서도 문득 문득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온 어떤 생각들은 휘발성이 짙어서 메모를 해 놓거나 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했던 사람들은 예외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메모장이나 일기장에 ‘물리적’으로 남겨놓았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메모장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새롭게 생긴 아이디어를 GPT와 대화를 통해 기록을 해두면, “어떤 생각을 했었다” 뿐 아니라, 내가 왜 그 생각을 했었는지, 어떤 정보를 얻어서 어느 정도까지 생각이 진전 되었었는지 까지 자세히 남게 된다. GPT 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새롭게 물어보기 전에 내가 물어봤었던 내용들을 먼저 검색하는 일이 많아지는데, 남이 아닌 “내 생각의 library”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1년 동안 GPT와 했던 대화 목록을 돌아보면, “내가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했었나. 이게 다 내 머리속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놀라게 된다. 인간 정신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위대하고, GPT의 기록은 그 위대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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