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중첩 상태에서 생명결합까지 - 꿈이 던진 질문

by 하봉길

양자 중첩 상태에서 생명결합까지 - 꿈이 던진 질문


새벽에 꾼 꿈 하나가 하루 종일 내 마음을 흔들었다.


꿈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대수롭지 않게 이런저런 일들을 부탁했다.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 하는 식으로, 마치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툭툭 던지면서. 나는 그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나서 막 욕을 퍼부었다.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이 꿈이 내가 평소 느끼던 어떤 답답함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다.


양자 중첩 상태의 무한한 가능성


사람들은 ‘양자 중첩 상태’라는 말을 참 쉽게 쓴다. 무한한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뭐든지 다 될 수 있는 세계라고 떠들어댄다. 맞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무수한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현실로 끌어내는 순간,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무게가 따른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뜬구름 같은’ 아이디어들을 현실로 만들어왔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한번 해봐”라고 가볍게 던진 말들을, 나는 정말로 붙잡고 기필코 해냈다. 아무리 무모하고,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그게 되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고 손가락질을 해도.


14억짜리 콘서트에 25명이 온 그날도 그랬고, 천일수행을 시작한 그날도 그랬다. 양자 중첩 상태에서 내가 한 번 ‘탁’ 잡아당긴 것들은 반드시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그 창조한 현실의 모든 무게를 끌어안고 빚더미에 앉아야 했다.


창조의 무게


내 삶은 왜 이리도 무모하리만큼 털끝만큼의 가능성도 없는 일에도 뛰어들어 애를 쓰며 살아갈까?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그런 무모한 일을 왜 하세요?“라고.


그런데 깨달은 게 있다.


창조한 모든 것은 생명이라는 것이다.


요즘 시대, 애완견을 충동적으로 입양했다가 실증나면 무책임하게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도 쉽게 시작했다가 쉽게 포기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하지만 진정한 창조자는 그럴 수 없다. 한 번 현실로 끌어낸 것들은 모두 내 생명력을 받아 살아 숨쉬는 존재들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거나 창조하지 않는다.


양자 중첩 상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관측하고 현실로 경험한다는 것. 그것은 그만큼 막중한 무게가 있는 일이다.


생명결합의 조건


이런 맥락에서 ‘생명결합’도 마찬가지다.


요즘 ‘공명’이나 ‘에너지 나눔’ 같은 말들이 너무 가볍게 쓰인다. 마치 인사하듯이 “우리 공명해요!“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생명결합은 그런 게 아니다. 내 생기가 상대 가슴에 심어지고, 서로의 생명력이 진짜로 얽히는 현상. 이것은 아무나와 아무렇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아무나와 공명을 시도하면 빈 껍데기만 남고 오히려 더 큰 목마름만 생긴다. 진짜 공명이 아닌 가짜 공명으로는 진정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중한 선택의 의미


그래서 이제 나는 신중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답답해 보일 수도 우유부단해 보일 수도 있고, 너무 예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양자 중첩 상태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현실로 끌어내는 것, 그것은 창조 행위다. 그리고 창조된 모든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


건록격과 화천대유, 병오일주라는 내 사주적 특성일 수도 있다. 저지르면 크게 저지르고 불의 에너지가 강해서 한 번 결정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향. 그렇기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꿈이 던진 질문


새벽 꿈이 내게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너는 정말로 책임질 수 있는 것들만 선택하고 있는가?”

“너의 생기를 나눌 만한 존재들과만 공명하고 있는가?”

“뜬구름 같은 가능성들 앞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는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아니, 평생에 걸쳐 계속 물어야 할 질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질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진정한 창조자로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양자 중첩 상태의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나는 오늘도 신중하게 선택한다. 생명을 창조하는 마음으로, 생기를 나눌 준비가 된 마음으로.


-----


*매일 새로운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때와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