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
어제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한 분을 만났다. 1년 반 만이었다.
그분은 산수유 꽃망울을 정성스럽게 다듬고 계셨다. 내년 봄에 더 예쁜 꽃이 피어나도록 미리 준비하시는 모습이었다. 혈색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활기차고 건강해 보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아이고, 내가 다 고맙고 내가 더 반갑다"며 반가워했다.
그런데 이분은 1년 반 전만 해도 뇌종양 선고를 받고 머리를 열어 큰 수술을 여러 번 받으셨던 분이다. 그때는 많이 걱정이 되었었다.
같은 시기에 마을에서 만난 또 다른 분이 계셨다. 불의의 사고로 부인을 잃고 우울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셨다. 친형이 옆에서 운동도 시키고 이것저것 활력을 불어넣으려 애쓰셨지만, 결국 그분은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 동갑이셨다.
두 분 모두 지리산의 좋은 기운 속에서 지내셨다. 몸이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극명한 차이가 났을까?
묵상을 하다 보니 답이 보였다.
**한 분은 내년 봄에 피지도 않을 꽃을 위해 겨울에 미리 가지를 다듬고 계셨다.**
이것이 전부였다. 이것이 "살아내겠다"는 의지의 단적인 표현이었다. 자기와 상관도 없는 동네 길가의 꽃나무를 가꾸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나는 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사시는 것이었다.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고 상한 갈대도 꺾지 않기를"
성경에 나오는 이 구절이 떠올랐다. 그분은 정말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자, 돌보는 자, 가꾸는 자였다. 아무리 몸이 아프고 상황이 어려워도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계셨다.
반면 다른 분은 스스로 회생시킬 의지가 없으셨다. 아무리 주변에서 도우려 해도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습이셨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생기(生氣)라는 것이,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혹시 지금 몸이 불편하거나, 희망이 보이지 않거나, 에너지가 빠지는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이렇게 다짐해 보세요.
"나는 절대로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지키는 자다.
나는 나를 돌보는 자, 가꾸는 자다.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고,
상한 갈대도 꺾지 않기를."
상황은 같을지라도 이 마음 하나로 삶의 에너지가 천지 차이로 달라집니다. 내년 봄을 미리 준비하는 그 희망의 씨앗이 바로 우리 안의 생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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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이 오는 징조? 불운의 징조? 그 모든 것의 차이는 결국 내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내 속에 생기가 솟아나는가, 그것이 가장 확실한 징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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