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존재로
어떤 존재는 죽었는데도 여전히 살아 있다.
그 존재는 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고, 오히려 어떤 순간엔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그런 존재를 가리켜 '불멸자'라 부른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가들
반 고흐는 더 이상 이 땅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의 그림 앞에 설 때마다 우리는 여전히 그와 눈을 맞춘다.
예수는 기록 속 인물이지만, 누군가의 기도 속, 절박한 순간 속, 사랑의 실천 속에서 지금도 살아서 호흡하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불멸자는 단지 오래 남은 이름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살아 있는 감각이다.
감정을 일으키는 모든 것들
그리고 그 감각은 사람이든, 길가의 돌멩이든, 스쳐지나간 한 장면이든 상관없이, 그것이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 순간, 그 대상은 기억과 감정이 살아나는 하나의 실제가 된다.
그건 단지 상징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살아 있는 느낌이다.
함께 살아내는 세상의 마음들
이런 느낌은 내 감정이 반응하는 대상을 통해 생겨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내가 어떤 존재로 살아왔는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우리가 같은 음악을 듣고 울고, 같은 인물에게 위로받고, 같은 장면에 머물게 되는 건 우리의 감정이 서로 닿고 있다는 뜻이다.
그 감정의 닿음이 많아질수록, 그 대상은 내 안에서 더 선명한 존재가 된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내는 세상, 자연에는 없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마음의 실체들이다.
내 안의 별빛들
불멸자는 위대한 이름만이 아니다.
내 기억 한 귀퉁이에 스며 있는 어떤 얼굴, 어느 여름날의 햇살, 사소한 한마디 말, 그 모든 순간들이 내 안에 박힌 별처럼 오래도록 반짝이고 있다.
우리는 하늘을 보며 별을 가리키듯 기억 속 존재들에게도 의미를 붙이고 이름을 부른다. 그 이름은 다시 내 감정의 하늘을 밝히는 별이 된다.
영원을 사는 순간의 존재
그래서 불멸자는 단지 생명을 오래 이어온 존재가 아니라, 내 안에서 살아 숨 쉬며 반짝이는 마음의 별빛이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로, 한순간을 영원처럼 느끼고 살아낼 수 있는 존재다.
감정이 깊이 일렁이는 순간, 시간은 흐르지 않고 잠시 멈춘다. 기억은 그 순간 태어나고, 감정은 그 순간 흔들리며, 의미는 내 안에 잠시 머물렀다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찰나를 천년처럼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고,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불멸자의 마음을 지닌다.
불멸의 시간을 사는 우리
시간은 항상 앞만 향해 흐르는 게 아니다. 가끔은 멈추고, 가끔은 영원처럼 펼쳐진다.
그럴 때 우리는, 이미 불멸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나와 감정으로 이어진 존재들
불멸자는 단지 오래 남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살아 있는 울림을 주는 존재다.
그들은 내 기억 속에만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나와 감정적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울고, 드라마 속 인물에게 위로받고, 어떤 연예인의 말에 용기를 얻는다. 그건 단지 스크린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존재가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든 순간이 지금 여기서 함께 숨 쉰다
TV 속 장면, 유튜브의 짧은 인터뷰, 라디오에서 흐르던 한 문장.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 이곳에서 나와 함께 숨 쉬고 있다.
불멸이란, 몸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감정이 여전히 이어져 있는 상태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이미 떠난 사람과 더 깊이 연결된다. 그들의 말, 그들이 살았던 모습, 그들이 전한 마음이 지금의 나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여전히 연결된 존재들
기억은 시작일 뿐이고, 진짜 불멸은 지금 나를 바꾸고 있는 감정의 파장이다.
그들이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이 순간도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불멸자는 내가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