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정말 좋은 남성이라는 걸 아는 척도는 무엇일까요? 연인 간에서요."
한 시청자의 질문이 예상치 못한 나의 고백으로 이어졌다.
"저는 아주 나쁜 남자입니다. 절대로 좋은 남자가 아니에요. 연인으로서는 절대 선택하면 안 되는 존재입니다."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그런데 이어진 설명으로 그 이유를 말했다.
세상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가지 결합 방식이 있다.
**이온결합**: 오직 둘만의 완전한 하나됨
**공유결합(共有結合)**: 여러 관계가 공존하는 열린 연결
이것은 도덕적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수소와 탄소의 차이처럼, 본질적 속성의 차이다.
화학을 잠시 빌려오자.
**수소(H)는 전자가 하나뿐이다.**
- 오직 하나와만 결합할 수 있다
- 한번 결합하면 다른 곳에 줄 전자가 없다
- H-H 결합이 되면 완전히 포화된다
**탄소(C)는 전자가 네 개다.**
- 동시에 네 개와 결합할 수 있다
- 여러 방향으로 팔을 뻗을 수 있다
-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길가는 미녀가 보이지도 않나요?"
이온결합형에게는 정말 안 보인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 한 사람에게 몰입하면 다른 사람은 배경이 된다
- "내 손에는 줄 것이 이것뿐"이라는 진정성
- 상대방도 나만 봐주기를 원한다
- 잉꼬부부의 전형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FM대로 하는 사람들. 회사에서도 한 곳만 20년 다니는 사람들. 이들에게 일편단심은 노력이 아니라 본성이다.
"저는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이것은 나쁜 게 아니다. 탄소가 수소보다 나쁜 게 아니듯이.
- 여러 사람과 동시에 깊은 교감을 나눈다
- 각각의 관계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 자유로운 영혼, 구속을 싫어한다
- 다양한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문어발"이라고 비난받기 쉽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인류의 문화와 예술은 훨씬 빈곤했을 것이다.
문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온결합형이 공유결합형을 만났을 때:**
- "왜 나만 안 봐?"
- "진정성이 없어"
- "바람둥이야"
**공유결합형이 이온결합형을 만났을 때:**
- "왜 이렇게 집착해?"
- "숨이 막혀"
- "너무 부담스러워"
지옥이다. 서로에게.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 공유결합형 인간이 "이 사람과는 뭔가 다르다"고 느낀다. 여전히 여러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 사람과의 관계는 특별하다.
이것이 생명결합이다.
**생명결합의 비유: 미토콘드리아와 숙주세포**
고대에 미토콘드리아는 독립적인 생명체였다. 어느 날 큰 세포에게 잡아먹혔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대신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 미토콘드리아는 ATP를 생산한다
- 숙주세포는 안전한 집을 제공한다
- 둘은 하나가 되어 진화한다
-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다
**1단계: 열정적 이끌림**
- 성적 매력, 외모, 조건에 끌린다
- 이온결합이든 공유결합이든 시작은 비슷하다
**2단계: 정서적 교감**
- 대화가 통한다
- 취미를 공유한다
- 일상을 나눈다
**3단계: 생명결합**
-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 없으면 허전하다
-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
- "의리"로 산다
이 단계에 이르면 공유결합형도 "이 사람만은 특별하다"고 느낀다. 여전히 다른 관계들을 유지하지만, 이 관계는 대체불가능하다.
"부부는 오래 살면 의리로 산다"
이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사랑이 식어서 억지로 산다고.
아니다.
생명결합이 일어난 것이다. 처음의 열정은 식었을지 몰라도, 그보다 더 깊고 넓은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다.
- 자녀라는 공동 작품
- 수십 년의 추억
- 서로만 아는 비밀들
- 함께 만든 일상의 리듬
이 모든 것이 두 사람만의 우주를 만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눈빛만으로 대화하는 사이.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1.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보면?
- A: 질투가 미친 듯이 올라온다 → 이온결합형
- B: 그럴 수 있지, 별로 신경 안 쓴다 → 공유결합형
2. 연인과 매일 함께 있어야 한다면?
- A: 천국이다 → 이온결합형
- B: 숨이 막힌다 → 공유결합형
3. "너만 있으면 돼"라는 말을 들으면?
- A: 가장 듣고 싶던 말이다 → 이온결합형
- B: 부담스럽다 → 공유결합형
정답은 없다.
이온결합형에게는 이혼결합형이 좋은 사람이다.
공유결합형에게는 공유결합형이 좋은 사람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는 눈이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인정하는 용기다.
수소는 수소대로, 탄소는 탄소대로 우주에 필요하다.
당신도 당신대로 필요하다.
다만 맞는 짝을 찾을 뿐이다.
만약 당신이 이온결합형인데 공유결합형을 사랑한다면?
만약 당신이 공유결합형인데 이온결합형을 사랑한다면?
기다려보라.
어쩌면 생명결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조금씩 물들어가며, 둘만의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갈지도.
그것도 사랑의 기적이다.
---
*"사랑에 정답은 없다. 다만 서로에게 맞는 방식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