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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Oct 22. 2023

미니멀리즘 도전 3단계: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인바디 보고서처럼 미니멀리즘 보고서를 적어보기.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저장강박증. 이 문장만큼 나의 미니멀리즘 도전기를 설명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지난해부터 나는 브런치에 종종 나의 도전기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내 현실은 저장강박증이더라도 상상 속의 나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상상 혹은 생각만 한다면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점차 나빠져서 변화를 꿈꾸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동안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고 도전하면서도 거듭 실패해 왔던 것도 마찬가지다. 


책이나 영상, SNS에서 본모습을 상상하며 미니멀리즘에 도전해 왔지만,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꿈같지 않았다. 정리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고, 비우고 싶어도 마음을 먹는 게 힘들었다. 며칠 혹은 몇 주, 몇 달을 노력하다가도 결국 도토리를 곳곳에 묻어두는 다람쥐처럼 구석구석 저장해 두는 본성만 살아났다.



미니멀리즘 도전 과정을 돌아보며 나름대로 3단계로 나눠보았다. 1단계는 욕심을 내려놓고 아주 작은 한 곳부터 차근차근 정리하고 유지해 보자는 것이었다. 일단 시작해야 하고 성공해 봐야 그 습관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는 마감과 마지노선을 정하자는 것이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하고, 물건을 정리하고 쌓아두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최후방어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3단계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자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에 도전하는 이유와 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모습을 상상해 본다. 모든 물건이 수납장에 들어가 있어서 밖에 나와 있는 게 없는 주방, 계절별 혹은 색깔별 등 적당한 기준에 따라 정갈하게 정리된 옷장, 군더더기 없이 여백의 미를 누릴 수 있는 거실 등. 미니멀한 삶을 꿈꾸면서 상상해 온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좌절하고 있던 신데렐라를 무도회에 보내준 마법처럼 뾰로롱! 달라지지 않는다. 마법 같은 변화를 꿈꾸며,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도대체 어떻게 노력해야 상상이 현실로 바뀔 수 있는 것일까. 다이어트를 하려면, 되고 싶은 모습을 사진으로 붙여놓거나 운동이나 식단 일기를 쓰는 등 구체화하고 시각화하는 것을 많이 권한다.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한다면, 체중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체지방이 줄어들고 근육이 늘어난다. 미니멀리즘도 무조건 빼기만 하는 게 아니다. 비우고 정리하며 공간의 무게는 줄어들고 삶의 근육은 더해진다. 인바디 보고서에서 몸무게, 체지방, 근육, 체수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듯이, 바꾸고 싶은 부분을 그림으로 나타내거나 구체적인 문장으로 기록해 본다. 도전 과정에서 비워내거나 정리하며 달라지고 있는 부분도 남겨둔다. 미니멀리즘을 상상 속에만 두는 게 아니라 현실로 꺼내는 것이다. 인바디 보고서를 보면서 체형을 점검하듯이 아주 사소한 부분이더라도 매일 실천하고 점검하고 기록한다. 이것을 반복한다. 낙숫물이 주춧돌을 뚫듯이 불가능하게 보이던 상상도 현실이 된다.


나는 이 과정을 혼자 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비슷한 꿈을 꾸는 모임에 참여했다. 혼자 상상만 하고 그치던 일들도 함께하면 상상이 아니라 실천까지 갈 수 있었다. 실천 기록을 공유하며 서로 의논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을 나누기도 했다. 매일 비우고 정리하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했다. 엉덩이와 손을 수시로 움직이며 정리하고 비우기를 이어나갔다. 매일 혹은 매주 미션을 정하기도 하고, 성공했을 경우 스스로 상을 주기도 했다. 어떤 형태이든 시작 버튼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지치고 피곤한 날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일 수 있는 버튼.


여전히 나는 아직 상상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중이고, 매일 상상하며 새로운 꿈을 꾸기도 한다. 나처럼만 하면 미니멀 라이프를 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그러나 왜 미니멀리즘을 당장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다가가면 쉬운지, 도전은 어떤 단계로 하면 좋은지 등 그동안 내가 해왔던 생각과 경험은 나눌 수 있다. 나에게는 이런 기록과 시간도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다. 도전기가 쌓이면 쌓일수록 마음 지방은 가벼워질 것이며 마음 근육은 단련될 것이다. 글도 사진도 과정도 뭔가 허술하고 부족해도 괜찮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어떤 모습을 상상하든, 어떤 현실을 만들어가든 모두 괜찮다. 그러니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사진: UnsplashMarija Za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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