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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Oct 21. 2023

미니멀리즘 도전 2단계: 마감 시간과 마지노선 정하기!

나만의 기준이 필요한 이유.

마감은 어떤 일을 끝내거나 어떤 일을 하도록 정해진 기한의 끝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노선은 1929년부터 1938년까지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설치한 대규모 요새 지대를 말한다. 현대에는 최후의 방어선, 넘어서는 안 되는 선 등을 일컬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마감 시간과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 미니멀리즘 도전 2단계이다.



아이를 키우려면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엉덩이가 가벼운 것은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굼뜨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요즘은 직장 생활이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도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니멀리즘도 마찬가지다.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 스스로 마감 시간과 마지노선을 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우선 나서서 움직여야 한다. 


먼저 마감 시간을 정해보자. 마감 시간은 대체로 일과 시작 혹은 끝으로 정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 정리하기라든지, 외출 후 가방 비우기 혹은 정리하기 등이다.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나의 행동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과 그의 마감 시간을 정해 본다. 나는 아이가 자러 가기 전에 같이 장난감을 정리하는 시간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영부영하다가 놓치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에게도 정리의 중요성과 물건 관리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위해 장난감 수납장에 아이가 알아보기 쉽게 그림으로 이름표를 붙여뒀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정리하며 방법을 알려줬더니 이제는 혼자서도 척척 가져다 둔다. 아이도 놀고 나면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과 각자에게는 알맞은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중이다.


마감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막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아-해야 하는데-에서 생각만 맴돌고 몸은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다. 무심코 미루기 시작하면 미뤄도 큰일이 생기진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그러나 마감 시간을 정해두고 규칙적으로 정리하고 비우고 유지하기 시작하면 빼먹은 날은 뭔가 허전하고 몸이 근질거린다. 매일 아침 아이에게도 침대 정리를 알려줬더니 아이도 아! 오늘 침대 정리를 깜박했어! 를 외치며 자기 방으로 달려간다. 식사 후 바로 식탁 정리 및 설거지하기, 장보기 후 바로 냉장고 정리하기처럼 세트로 이뤄지도록 연결해 두면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서도 쌓이지 않는다. 마감 시간 안에 해버리면 되므로 몸도 마음도 여유가 생긴다.


다음으로 마지노선을 정해보자. 마지노선은 마음에도 공간에도 필요하다.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면서 물건을 살펴보면서 비우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럴 때 어떤 물건을 어떤 식으로 정리할 것인지 마음의 마지노선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추억이 담겨있는 물건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지금도 가장 비우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그런 것이라 집안 곳곳에 추억을 핑계로 물건이 쌓이기 쉽다. 그럴 때 마지노선이 필요하다. 내가 이걸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지나도 다시 꺼내 보거나 필요로 할까? 이것은 평생 간직해야 할 만큼 의미가 있을까? 사진이나 기록 등 다른 방법으로 보관할 수는 없을까? 있어도 없는 듯이 잊고 지낼 것 같거나 소중하게 간직할 자신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비워내기 시작했다. 이 선을 넘어가는 건 비우자고 정하고 나면 정리하기가 쉬워진다. 마음뿐만 아니라 공간도 마찬가지다.


수납장이나 식탁, 신발장, 책장 등 나의 공간마다 마지노선을 정한다. 이 칸을 넘어갈 정도로 물건이 쌓인다면 그것은 비워야 한다는 신호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물건을 사는 것도 마지노선을 정해두면 과하게 쟁여두지 않게 된다. 나는 1+1, 반값 할인 등 할인 행사에 약했다. 사두면 언제든 쓸 것이니 할인할 때 사면 이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 사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야 쓰게 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서 쓰지 못하고 버린 적도 있다. 사둔 것을 잊고 있다가 똑같은 것을 산 적도 있다. 물건을 쟁여두기만 하고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니 뭐가 있는지도 기억 못 했다. 그런데 쟁여두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 사러 가고, 쌓아두는 공간에도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나니 물건 현황이 내 눈에 쏙 들어왔다. 물건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내가 물건의 한계를 정하고 살게 된 것이다.


마감 시간과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저 나의 생활과 공간을 돌아보고 그 속에 기준을 정하면 된다. 엉덩이를 가볍게 움직여서 미루지 않고, 눈을 빠르게 움직여서 넘치게 쌓아두지 않는 것이다. 가볍게 빠르게 움직이다 보면 나의 공간도 가벼워진다. 보이지 않는 기준이라도 기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물론 기준에 맞추기 위해 혹은 기준을 세우기 위해 지나치게 스트레스받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그렇기에 천천히 둘러보며 나의 속도에 맞는 마감과 마지노선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미니멀리즘 도전 1단계에서 하나의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2단계에서 정리를 위한 마감과 마지노선을 정했다. 

그러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사진: UnsplashCall Me 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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