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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인 나도 디지털 웰빙을 성공할 수 있을까.

게임만 6시간이라니.

by 꿈을꾸다


이게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살았던 걸까. 나의 하루가 시작되고 끝나는 그 순간에는 스마트폰이 늘 함께한다. 설거지할 때도 영상이나 음악을 켜 두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서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순간에도 손목에 있는 스마트워치와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연락이 올 것도 아니고 급한 연락을 놓친 적도 없지만, 나와 떨어지면 뭔가를 놓칠 것만 같은 불안함에 수시로 화면을 켜고 확인을 한다.



전자책을 읽는 것도, 말해보카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도, 유튜브로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는 것도,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을 하거나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감사일기, 육아일기, 삼성 노트에 내 일기까지 일기를 쓰는 것도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나의 하루. 그리고 SNS로 기웃기웃 다른 이들의 일상을 보기도 하고, 댓글이나 메시로 소통하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한다. 아기가 식사나 간식을 먹는 동안 옆에서 뭔가 하는 나를 보며 엄마 공부하네, 책 읽네, 운동하고 있네라고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엄마의 일상을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엄마와 아빠가 언제나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해서 아기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직사각형 모양만 보이면 전화기라며 문자를 쓰거나 전화하는 시늉을 한다. 이것저것 눌러보려고 하고,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넘기는 흉내를 내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이 늘어가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는 아니라 판단해서 아기랑 있을 때는 전화기를 다른 방에 두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올려두고 자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지만.


스마트폰 기본 기능 중 ‘디지털 웰빙’이라는 기능을 알게 됐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면 커질수록 스마트폰으로부터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해졌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점검해봤더니 내가 눈을 뜨고 있는 시간만큼 나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10시간은 넘겼고, 11시간에서 12시간이 넘는 날도 대부분이었다. 잠을 자지 않고 새벽까지 스마트폰을 쓰는 날도 많았다.



일단 디지털 웰빙에서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7시간으로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주로 이용하는 앱인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카페, 블로그,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게임 등 몇 가지 앱을 타이머로 제한했다. 앱 타이머의 시간은 앱마다 조금씩 다르게 설정하긴 했지만, 대체로 1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첫날은 6시간 25분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다음날은 8시간, 그리고 또 다음날은 다시 11시간 25분이 되었다. 한동안 하지 않던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버린 것이다.



앱 타이머는 종료 10분, 5분, 1분 전에 알림이 떴다. 그리고 이용 시간을 더 추가할 것인지 앱 타이머 시간을 더 추가할 것인지 등 선택사항이 나타난다. 나는 내가 처음 설정했던 시간에서 거듭 시간을 추가하고 앱 타이머 시간을 변경하며 게임을 이어갔다. 멍-하니 손가락만 톡톡 움직이며 게임을 했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몇 시간째 게임을 하며 잠도 자지 않았다. 중독이 이런 것이겠지. 이런 내가 디지털 웰빙 도전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비워야 할 것은 오프라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글을 썼던 것처럼 나에게는 온라인에도 비워야 할 것이 가득하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줄여야 하고, 하드에 가득 쌓이고만 있는 디지털 쓰레기라고도 하는 사진도 비워야 하고, SNS에 의존하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디지털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만 매일 써나가도 한참이 걸릴 것 같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웰빙 도전을 최소 일주일만이라도 성공해보고 싶다. 오늘은 7시간을 넘기지 않으리라! 그리고 차근차근 그 시간을 줄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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