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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Dec 16. 2021

아내, 엄마가 아니라 '나'이고 싶을 때.

잠깐이라도 꼭 필요한 '나'로 있는 시간

정말 기뻤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알림이 떴을 때.

그동안 써둔 글을 고민 없이 발행했다.

쓰고 싶은 글이 많았기에 금방 쓸 줄 알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써둔 글들도

정말 틈날 때마다 조금씩 쓰느라 한참이 걸렸다.

육아하랴 집안일하랴 잠시 숨 돌리고 나면

글을 쓸 틈이 쉽게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쓰려고 애써본다.

좁디좁은 틈 속에서 조금씩 쓰는 글도 소중하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릴 적부터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다 잘하고만 싶고 다 해보고만 싶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 좋았다.

관심받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했다.


매일 스케줄러에 하루 계획을 세우고 체크하고

일기장에 나의 목표와 이야기들을 적어왔다.

지금도 틈나면 뭘 적는다.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글쓰기, 프랑스 자수, 뜨개질, 베이킹,

영어공부, 운동, 밀린 육아일기 쓰기, 사진 정리 등.

갖고 싶은 취미부터 좋은 습관 만들기까지.

적다 보니, 내가 가진 시간과 능력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목표를 세우고 있나 살펴보게 된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아기가 낮잠을 자지 않거나,

밤잠을 늦게 자려고 버티거나,

집안일이 끝도 없이 보이거나,

몸도 마음도 지치는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만 새벽을 찾게 된다.

지금도 새벽 5시 30분.

한국 시간 기준으로 뭔가 하려고 해도

새벽이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의 하루 중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아침에 아기보다 먼저 깨서 아기가 깨기 전까지

(아기 아침과 남편 도시락 챙길 때가 많다)


아기가 간식 먹거나 혼자 놀이에 집중할 때

(언제 찾을지 몰라서 쫄깃쫄깃한 긴장감)


아기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요즘 운이 좋으면 2시간은 너끈히 자준다. 재우기까지가 참으로 험난하지만)


아기가 밤잠을 자고 있을 때

(보통 이 시간이 가장 여유롭고 소중하다. 집안 정리하고 나서도 잠들지 않으려고 버티는!)


예전에는 아기가 낮잠이나 밤잠을 자면

설거지, 식사 준비, 집안 정리 등 집안일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남편이 아기 봐줄 때 미리 하거나,

아기랑 놀아주면서 틈틈이 하거나,

그냥 조금 내려놓고

대충 먹이고 대충 치우곤 한다.


'나'로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거나

그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느끼면

자꾸만 화가 나고 우울해진다.

10분이라도 꼭 필요한 나의 시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글쓰기 모임에 매일 1줄 이상 쓰기(약 2달째)
말해보카 어플로 영어 공부하기(12일 차)
와이드 스쾃 100개 영상 따라 하기(10일 차)
영어일기 쓰기(14일 차)
페파 피그 영어 스터디하기(6일 차)
맘스다이어리에 육아일기 쓰기(5권째 출판)
육아서 읽기 모임 주 3회 인증하기(5권째 읽는 중)
(매일 최소 10분이라도 읽으려고 노력 중)
하루 1가지 정리 또는 비우기 진행 중(몇 달째)
경제 공부 모임에 월 2회 인증하기
취미 생활 모임에 월 2회 인증하기
강연 듣기 모임에 주 1회 인증하기
육아 공유 모임에 주 1회 인증하기


출산휴가, 육아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외롭고 힘들었는데

선생님들과 하는 온라인 모임이 즐거워서

하나 둘 늘리다 보니 제법 많아졌다.

최근에는 영어 공부 카페도 가입했다.


아내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나'이고 싶기에

계속 뭔가를 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하겠지만

일을 하다가 멈추고 있어서인지

뭔가 하지 않으면

내가 사라지는 것 같다.


대신 새벽에 깨어 있는 것은

몸과 마음에 다 좋지 않기에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시간을

적절히 타협해야겠다.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하고 행복한 '나'여야

아내로서의 나도

엄마로서의 나도

더욱 행복 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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