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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May 15. 2023

하박국서의 부흥

         ‘부흥’이란 말은 개신교회 내에서 흔히 쓰이지만, 성경에 근거한 중요한 개념이 아니다. 이 말은 한글 성경, 개정개역 본에 단 한 번 나오는 데, 이 말이 들어있는 구절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박국서의 전체적인 문맥 속에서 그 의미를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하박국서의 전체적인 흐름과 구조를 살펴보자. 하박국서는 하박국의 고발 -> 하나님의 응답 -> 하박국의 항변 -> 하나님의 응답으로 진행되며, 하박국의 기도와 찬송시로 마감된다.

하박국의 고발

         하박국은 동시대 백성들 간에 벌어지는 불법과 폭력을 고발하면서 하나님의 공의를 구한다.  

"주님, 살려달라고 부르짖어도 듣지 않으시고 ‘폭력이다’하고 외쳐도 구해주지 않으시니,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 어찌하여 나로 불의를 보게 하시고, 어찌하여 악을 그대로 보기만 하십니까? 약탈과 폭력이 제 앞에서 벌어지고, 다툼과 시비가 그칠 사이가 없습니다. 율법이 해이하고, 공의가 아주 시행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응답

         하박국의 고발에 대해서, 하느님은 다른 민족을 이용한 심판 계획으로 응답하신다.

“너희는 민족들을 눈여겨 보아라. 너희가 살아있는 동안에, 내가 그 일을 벌이겠다. 내가 바빌로니아 사람을 일으켜 심판하겠다. 그러면 제 힘을 믿고 사는 이 죄인들이 마침내 바람처럼 사라져서 없어질 것이다.”

하박국의 항변

         하박국은 이방 민족을 이용한 자기 백성에 대한 심판에 대해서 항변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옛날부터 계시지 않았습니까? 주님께서 악한 민족이 착한 백성을 삼키어도, 조용히만 계십니까? 주님께서 백성들을 고기처럼 만드시고 악한 대적이 백성들을 핍박합니다. 우리를 심판하시려고 이 악한 민족을 일으키시고 우리를 벌하시려고 원수를 사용하십니다. 우리 민족을 죽이는데, 그들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응답

         하박국의 항변에 대해서, 하나님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신다.

"부유한 재산은 사람을 속일 뿐이다. 남의 것을 긁어 모아 내 것으로 삼은 자들도 망한다. 빼앗은 것으로 부자가 된 자도 망한다.  부당한 이득으로 부자가 된 자들도 심판을 당한다."

"정복하고 모든 민족을 사로잡지만, 이들 또한 심판을 당한다. 피로 마을을 세우며, 불의로 성읍을 건축하는 자들도 망한다. 결국, 바다에 물이 가득하듯이 주의 영광을 아는 지식이 땅 위에 가득할 것이다."

         하나님은 백성 중에 있는 불의와 폭력과 다른 민족의 침략과 압박에 대해서 심판하시고 공의를 세우실 것이라 말씀하신다. 비록 더디게 보일지라도 그 때를 기다리라고 말씀하신다.

하박국의 기도

         결국, 하박국의 고발과 항변은 다음과 같은 기도로 변한다.

“하느님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하느님 주는 주의 일을 우리 시대에 다시 행하시고(부흥하게 하옵소서) 심판 중에서도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박국의 찬송시

         하박국서는 다음의 찬송시로써 마무리된다.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서 딸 것이 없고

밭에서 거두어들일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 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련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련다.

주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다.

나의 발을 사슴의 발과 같이 하셔서,

산등성이를 마구 치닫게 하신다.


         하박국의 기도에서 나오는 ‘부흥하게 하옵소서’는 위에서 분석한 문맥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부흥’은 동사 형태로 쓰였는데, 누가, 무엇을 부흥하게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부흥의 주체는 ‘하느님’이며, 부흥의 무엇은 ‘하나님의 일’이다. 하박국은 하나님이 지난 시대에 행하셨던 일과 명성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도 다시 행하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박국서는 선지자가 일생을 통해 체험하고 기록한 신앙 고백이다. 하박국은 사회적 불법과 불의를 목격하고 고발하였고, 이방 민족의 침략으로 인한 파괴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땅에서의 소산을 잃기도 하였다. 결국, 그는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시대와 상황을 초월한 기도와 신앙시를 남기게 된다.    

         하박국서의 배경은 우리가 사는 시대상과 아주 유사하다. 백성들 간에 불법과 폭력이 만연하고, 국가 간에는 전쟁과 분쟁이 심해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특히, 젊은 세대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미 행하셨던 놀라운 일들을 새롭게 하시고, 다시 행하시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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