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는 순간이더라.
00 아빠! 00 아빠!! 아니 왜 이래!! 여보!!!! 여보!!!!!
설악산 흘림골, 초입을 지나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곳
한 아주머니 괴성을 지른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00 아빠!!! 00 아빠!!!
쉬던 사람들, 지나가던 사람들, 모여 든다.
나도, 우리 일행도 아줌마 시선에 몸을 모았다.
아줌마의 남편이 잠시 쉬던 중 그대로 쓰러졌다.
등산객 중 한 분, 심폐 소생술!!
우리 일행 다리를 주물렀고 심폐 소생술 교대했다.
119 신고하는 아줌마,
평생 약 한 번 먹어본 적 없고 건강했다고 119와 통화한다.
계속되는 심폐 소생술,
등산객 중 간호사 출신 아줌마 환자의 혀를 잡고 진두지휘한다.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쓰러진 사람, 혀가 꼬부라져 말려 들어가고
근육이 딱딱해진다.
모두가 한마음
다급하게 심폐 소생술, 근육을 풀자
뭔가 좋아지고 있다는 외침들,
부디 살아나게 제발 살아나게 힘을 모은다.
부인의 절규,
00아빠!!! 여보!!!! 제발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사람들, 왜 이렇게 119는 안 오는 거야!!!
우리 일행 중 두 명의 여자,
탐방지원센터에 달려 내려가
심장제세동기를 가져왔다.
간호사 출신 대장 아줌마,
제세동기를 열고 전기 자극을 준다.
자극 받은 환자, 온몸을 요동친다.
깨어나지 않는 환자, 다시 모두 한마음,
심폐소생술 계속, 제세동기 가동,
연세 지긋한, 주무르기에 합류한 어르신,
환자 발가락 끝에 자극을 주며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1시간 지나 119 대원 도착,
공중에는 헬기 소리,
환자는 헬기로 이송.
하산하여 뉴스를 검색한다.
“흘림골 등산객, 심정지 사망”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어느 한순간 멀리 가더라.
세상사 티끌 몇 개 흘려버리고 싶어
흘림골을 찾았건만
번뇌는 되돌아오더라.
삶과 죽음의 경계는 순간이더라.
숨 쉬는 일은 기필코 거룩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