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는 하루
오늘은 하루 종일 몽키아라에 머무는 날이다.
딱히 시계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하루.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쉼이 된다.
한 달 살기의 진짜 매력은 어디를 갔느냐보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마음에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아침 식탁에는 아이가 만든 야채볶음이 올라왔다.
프라이팬 앞에 서서 제법 진지한 얼굴로 야채를 뒤적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남아 있다.
자기가 만든 음식은 확실히 다르다.
한 숟갈, 두 숟갈…
말없이 먹다 보니 접시는 어느새 비어 있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간장이 킥이었는지 입짧은 딸 아이도 “오늘은 더 맛있어요.”라며 그릇을 비웠다.
느긋하게 먹고, 다시 느긋하게 쉬었다.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좋은 아침이었다.
푹 쉬고 난 뒤, 아이들은 41층 인피니티풀에서 수영 강습을 시작했다.
아래로 펼쳐진 몽키아라의 풍경. 건물 사이로 흐르는 늦은 오전의 빛.
그 위를 가르며 헤엄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잠시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것 같았다.
이제는 접영 동작도 제법 안정적이다.
물 위로 올라왔다 내려가는 숨소리마저 오늘은 유난히 평온하게 들렸다.
이 풍경을 보고 있자니 역시 다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습이 끝난 뒤에는 5층 수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41층의 뷰도 좋지만 오늘은 조금 더 넓고, 조금 더 느슨한 공간이 필요했다.
5층 수영장은 넓기는 하지만 그늘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하지만 문제없다. 여기에는 따뜻한 자쿠지가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추위가 사르르 녹는다.
그렇게 추위가 가시면 또 다시 시원한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들기를 반복하며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논다.
출출해져서 Grab으로 피자를 주문했다.
해외에서 살면 아쉬운 것이 우리나라의 배달 문화라고 했지만 여기서는 전혀 아쉬움이 없다.
우리나라에서와 똑같이 핸드폰 앱으로 터치 몇 번이면 음식이 배달된다.
수영하다가 먹는 피자는 늘 그렇듯 이유 없이 맛있었다.
이렇게 놀고, 먹고, 쉬며 여유로운 하루가 흘러가고 있었다.
저녁은 1 Mont Kiara 1층의 명륜진사갈비로 정했다.
한국에서도 가본 적은 없지만 이름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아이들은 고기를 고르고 불 앞에 앉아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거워 보였다.
디저트 코너에서 한국식 빙수를 발견한 아이는 잠시 망설임도 없이 하나를 만들어 왔다.
얼음 때문에 괜히 걱정이 앞섰지만 아이의 기대 어린 눈을 보고는 말리지 못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잘 지나갔다.
식사 후, 이제 막 열 살이 된 딸과 딸의 친구를 데리고 2층 Urban Retreat로 향했다.
작년에 센트럴 마켓의 허름한 마사지 샵에서 처음 받아본 발마사지 기억이 아이에게도 꽤 좋았던 모양이다.
이번에도 꼭 받고 싶다고 했다.
하타마스의 가성비 마사지로 유명한 헬스랜드는 키즈 마사지가 없고, 아코리스 건물의 Uroot는 키즈 마사지를 해주긴 하지만 가격이 어른과 같다.
그에 비해 1몽키아라 Urban Retreat는 키즈 발마사지 / 키즈 마사지가 따로 있고 가격도 어른보다 저렴해서 아이와 함께 마사지 받고 싶다면 1 Mont Kiara의 Urban Retreat 을 추천한다. 키즈 발마사지의 경우 1인 60분에 79링깃으로 당시 환율 기준 약 2만5천원 정도이다.
동남아 기준으로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한국 가격 생각하면 충분히 경험할만 했다.
나의 KL생활 목표는 한국에서는 비싸서 잘 못해주던 체험들을 실컷 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발마사지를 예약했다.
작년에 갔던 센트럴마켓 마사지숍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여기가 훨씬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은것을 딸 아이도 느꼈는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마사지를 끝내고 나온 아이의 만족스러운 표정에서 오늘의 선택이 괜히 뿌듯해졌다.
한 달 살기를 하다 보면 어디를 가야 할 것 같은 날보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 더 귀해진다.
이런 날을 잘 보내려면 조금의 준비와,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이동이 없는 날이라는 걸 처음부터 서로 알고 시작하는 게 좋다.
괜히 나갈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쉼의 리듬은 흐트러진다.
하루쯤은 멀리 있는 명소가 아니라 숙소에 있는 수영장과 자쿠지쯤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른은 그 옆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우리나라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배달 음식!
해외에 나가면 이 배달음식이 아쉬울 때가 많다.
하지만 KL에서는 전혀 아쉽지 않다. 배달앱 한두개면 모두 해결된다.
택시 + 음식 배달 한 번에 해결
카드 결제 편리
대형 프랜차이즈, 익숙한 메뉴 많음
→ 빠르고 편하게 주문할 때 추천
로컬 음식점 선택 폭 넓음
할인·프로모션 자주 있음
가게에 따라 현금 결제 가능
→ 로컬 음식 도전할 때 추천
GrabFood: 편의성과 안정감
Foodpanda: 로컬과 가성비
이 두 가지만 있으면 KL에서 음식 배달은 충분합니다.
저는 사실 Grab만 이용해보았어요. Grab 하나로도 충분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