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빌리지파크 나시르막을 먹으러 가는 날이다.
향이 강한 음식을 잘 못 먹는 나는, 작년에도 2주가 지나도록 나시르막에 도전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그때 친해진 엄마 한 명이 “빌리지파크 나시르막은 꼭 먹어야 한다”고 말해주었고, 그 한마디에 용기내어 먹은 나시르막이 나의 KL 최애 음식이 되었다.
그랩에서 내리자마자 현지의 기운이 확 풍긴다. 공장처럼 튀겨지는 닭다리들, 배달을 기다리는 기사님들, 문 앞까지 가득한 사람들.
식당 안도 만석이었지만 회전이 빨라 금세 자리가 났다.
이곳은 현지인뿐 아니라 유명인사들도 찾아온다는 나시르막 맛집이다.
그리고 한 입 먹자마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무, 너무 맛있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나시르막 아얌 고랭.
아얌은 닭고기, 고랭은 튀기다라는 뜻이다. 여러 곳의 나시르막을 먹어본 뒤 다시 맛본 이곳의 나시르막은 확실히 다르다.
밥에는 코코넛 향이 깊게 배어 있고, 치킨은 겉바속촉으로 완벽하다.
집집마다 다르다는 삼발 소스는 지금까지 먹은 나시르막 중 단연 최고였다.
작년에 혼자 왔을 때는 욕심을 부려 카야토스트까지 시켰지만 평범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모두 1인 1나시르막으로만 주문했다.
일행 모두 대만족. 가격까지 착하니 강력 추천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식사 가격보다 그랩비가 더 나오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꼭 와볼 만하다.
빌리지파크 주변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려면 이동은 필수다.
작년에는 차로 5분 거리의 원우타마로 가서 아이와 체험할 윈드랩을 미리 답사했었다.
오늘은 익숙한 몽키아라로 돌아왔다.
13링깃짜리 아침 식사를 하고, 30링깃짜리 커피와 케이크를 먹는다.
한국에서 삼각김밥 먹고 비싼 카페 가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오늘의 카페는 Kenny Hills Bakers.
작년에는 바로 앞까지 와놓고 못 갔던 곳인데 드디어 들러본다.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답게 산미 있는 커피가 인상적이고, 케이크도 훌륭하다. 특히 진짜 술이 들어간 촉촉한 티라미수는 내 취향 저격이다.
캔으로 만들어둔 커피 종류도 다양해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163몰의 케니힐은 실내 공간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늘에 앉아 있으면 분위기까지 더해 충분히 만족스럽다.
각자 숙소로 돌아간 뒤, 나는 잠깐의 틈을 내어 운동을 하러 갔다.
일행 중 한 명이 41층 GYM으로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뻥 뚫린 뷰 덕분에 운동할 맛이 나는 공간이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을 보니 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지만, 다시 숙소에 다녀오기엔 귀찮아 러닝머신으로 만족한다. 그래도 일행과 같이 온 덕분에 운동하는 사진 한 컷을 남겼다.
오늘은 목요일, 몽키아라 목요장이 서는 날이다.
딸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아보카도와 망고를 살 겸 들렀다.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는 츄러스. 오늘도 줄이 길다.
줄을 서며 아이에게 현금을 쥐여주고, 둘러보고 싶은 걸 직접 사보라고 했다.
아이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얼굴 가득 신이 나서 돌아온다.
그 표정을 보니, 다섯 살 때 인형을 직접 계산하게 했던 날이 떠올랐다.
5만원을 내고 2만원 2장과 5천원 1장을 거슬러 받았는데, 인형을 샀는데 돈도 더 생겼다며 세상을 다 가진 얼굴로 환하가 웃으며 나오던 그 표정과 같다.
오늘의 전리품은 카피바라 핸드타월. 한국에서는 못 봤다며, 혼자 영어로 말하고 계산한 뿌듯함까지 더해진 표정이었다.
아까까진 날씨가 좋더니, 수영 레슨 시간에 맞춰 비가 쏟아진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놀만한 4시-6시 사이에 스콜성 비가 많이와서 아쉽다. 그래도 강습은 정상 진행한다.
수업하다 추우면 잠시 자쿠지로 이동하기에 비오는 날도 끄떡없다.
엄마는 비를 피해 앉아 츄러스에 맥주 한 잔.
이 조합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이제 츄러스를 보면 커피보다 맥주가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오늘은 아이들만 마사지를 받는 날이다. 저녁은 집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열 살 언니들은 바디 마사지에 도전했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같이 온 언니와 1 Mont Kiara를 둘러보았다.
2층의 한인마트는 여전히 한산하고, 지하의 Village Grocer에서 한국에 가져갈 기념품을 조금 샀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니, 마사지가 끝난 얼굴이 한결같이 밝다. 열 살에 마사지의 시원함을 알까 싶었지만, 나름 충분히 만족한 모양이다.
아이는 109링깃짜리 바디 마사지를 받고, 나는 20링깃짜리 바디오일 하나를 챙겼다.
오늘 밤은 셀프 마사지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Good time~!
첫 한 달 살기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체험 시간은 다가오는데 쇼핑몰은 끝없이 넓고, 위치는 헷갈리고, 그러다 보면 아이는 다리가 아프다며 짜증을 낸다. 그 상황이 반복되니 나도 아이도 지치게 되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아이가 학원에 간 사이, 혼자 답사를 다녀오는 것이다.
어차피 아이 체험은 대부분 쇼핑몰 안에 있다. 혼자 가면 마음이 느긋해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길도 차분히 익힐 수 있다. 그렇게 한 번 다녀오면 실제 체험 날에는 헤맬 일이 거의 없다. 아이도 훨씬 편해한다.
그래서 내가 자주 쓰는 답사용 코스를 정리해본다.
Village Park Restaurant 나시르막
→ 그랩 타고 원우타마 이동
→ 윈드랩, 플로우라이더, 캡프5, 넥스트젠 등
→ 체험 장소 위치 + 음식점 동선 미리 체크
* 장점: 맛집 + 체험 동선 한 번에 파악 가능
원우타마 맛집에서 식사
→ 체험 장소 먼저 찾아보기
→ 화장실 위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동선까지 체크
* 장점: 실제 체험 날 아이 동선 최소화
Suria KLCC 맛집
→ Petronas Twin Towers 전망대
→ 페트로사인스 과학관, 아쿠아리아
→ KLCC Park 어린이 놀이터 가는 길
* 장점: 실내·실외 체험 동선 연결 가능
이케아 구경
MyTown Shopping Centre 맛집
→ Good Times, Kiddy Cirkit, The Parenthood, 인형 만들기 체험
→ 체험 장소 + 대기 시간 보낼 카페 미리 확인
* 장점: 체험 후 쉬어갈 장소까지 함께 체크
체험 장소 위치만 보지 말고 화장실, 카페, 대기 장소까지 함께 보기
엘리베이터 vs 에스컬레이터 동선 체크
실제 체험 날은 헤매지 않기가 목표
한 번 길을 알아두면 아이와의 체험장소를 갈 때 에너지 소모가 완전히 달라진다.
헤매지 않는 하루, 짜증 없는 아이, 여유 있는 엄마.
이게 바로 한 달 살기를 오래 즐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