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레드 Sep 16. 2024

불합격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

취준생은 힘드렁

본 글은 취준생의 이중적인 마음이 반영되어 다분히 정신없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ㅎㅎ

그냥 좀 투정 부리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 너그러이 봐주세요 :)




09.11 19:28 [사람x] 지원하신 (주)xxx에서 브레드님의 이력서를 열람하였습니다.

09.11 19:40 [사람x] (주)xxx에서 결과발표가 도착했습니다.

'브레드님, 안녕하세요.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불합격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단 12분 만이다. 12분 만에 나는 뽑지 않을 사람으로 판단되었다. 절차라는 게 있으니 어쩌면 더 빠른 시간 안에 내 불합격이 판단되었을 것이다. 


처음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는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감사했다. 그래도 이렇게 알려주시는 게 어디야.

n번째였을 때도 괜찮았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구나. 자소서와 이력서, 경력기술서를 수정했다. 내가 너무 눈이 높았구나.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이직하는 계획을 세웠다.  

nn번째 받을 때는 속상했다. 중소기업도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 메일을 받았을 때, 불이 꺼지는 기분을 느꼈다. 열정과 희망이 있던 취준생의 불이 꺼지자 회색 연기가 자욱이 쌓였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듯이 두려움과 불안이 찾아왔다. 이들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취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고, 정말 다른 취준생들처럼 준비했냐고 물어보신다면 죄송하지만 할 말이 없다. 남들보다 노력하지 않고, 멘탈은 약해서 징징거리는 게 내가 취직을 할 수 없는 이유라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뭐 얼마나 했다고 벌써부터 이러냐고 물어본다면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난 좀 지쳤는걸? 

과거 힘듦을 아직까지 변명의 재료로 쓰고 있지만, 저도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뭐 뭐 어쩌라고! 내 인생 내가 조지겠다는데 어쩌라고! 라고 얘기하엔 나의 지갑은 너무나 가볍다..ㅋ


하기 싫은데, 하고 싶다.

하고 싶은데, 하기 싫다. 


오전 8시 이후에 눈을 뜨면, 난 쓰레기야! 라고 생각하고

오전 8시 이전에 눈을 뜨면,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라고 생각한다. 


어디든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다! 라고 생각하다가

1점대의 기업 리뷰를 보고 휴~ 가면 x될뻔~ 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잠재력을 몰라봐? 어리석군 이라고 생각하다가

이따위 자소서와 경력으로 뭔 잠재력을 보냐 라고 생각한다. 


오늘 좀 힘들어서 위로받고 싶은데 친구한테 전화라도 해볼까? 하다가

얘네도 회사 다니고 힘든 현실을 사는데 내가 거기에 얹을 필요는 없지라고 생각한다. 


글로 쓰니까 진짜 정신없네. 뭐.. 그렇습니다 요즘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요즘은 투정 부리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제 힘듦을 말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다들 힘들게 살고 있는 걸 알아서 그럴까요? 아니 근데 다들 본인들의 힘듦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나요? 특히, 취준생 분들요.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분간 이러지 않을까 싶네여ㅎㅎ 


여러분들은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작가의 이전글 요즘 MZ들은 말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