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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아리 Jun 24. 2024

딱하게 여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이겨내는 방법





인생에 굴곡이 크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고, 나 역시도 인생에 굴곡이 크다고 느낀다. 그러나 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타인은 날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을 지낸다.



따스한 미소

재작년 여름, 가정사가 좋지 않아, 홀로 다른 지역에 올라왔다. 한 레스토랑에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했었다. 아버님 생신으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시는 손님분들이 있으셨다.     


화목하신 가족분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지만, 속 깊은 곳에서는 부러움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부러움은 겸연쩍게 그저 아르바이트생인 내게 따스한 웃음을 지어주시는 아버님과 어머님이셨다.   

  

“생신 축하드려요! 가족분들끼리 사진 찍어드릴까요?”


그분들이 내게 주신 따스함을 따스함으로 보답, 드리고 싶었다. 자녀분의 휴대폰을 들어, 난 화목하신 가족분들의 모습을 찰칵 찍었다. 그리고 자녀분의 휴대폰을 돌려드리자, 아버님은 고맙다며 내게 만원 한 장을, 건네주셨다.


그 순간 너무 감사드렸다. 퇴근 후 난 만원 한 장을 만지작거리며 어떻게 보답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아버님이 내게 건네주신 만원 한 장은 소중히 따스한 마음을 건네주신 거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재작년 여름 7월

그래서 나처럼 힘든 아이를 후원하자고 결심했다.



동정하였다.

나에게 향한 동정을 한 번도 무례하다고 느낀 적 없다. 그러나 난 재작년 여름 후원을 시작하고 주변 사람을 도와주며 때때로 그런, 생각했었다. ‘나의 동정으로 그들이 상처받을까?’  


   

작년 새해, 가족을 그리워하는 동생을 위해 내가 가족 역할을 대신 하고 싶었다.



나와 비슷한 힘든 환경 속에 속해 있는 동생을 알게 되었고, 동생에게 도움을 줄 때 솔직하게 말했다. 


“나의 동정심이 불쾌하고 무례하게 느껴진다면 정말 미안해.” 


내가 힘들었던 환경 속에서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스쳐 지나간 수많은 감사함이었기 때문이니 그 동생에게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도와주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듯 동생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웃으며 내게 고맙다고 했다.

 

그 동생의 표정을 보고 느꼈다. 아, 나 또한 내가 받은 동정심을 무례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건. 어쩌면 날 도와주며 걱정하는 따스한 마음씨를 표면으로 느꼈기 때문이었겠구나.



동정받았다.

나의 과거에 대한, 얘기를 솔직하게 말하면 들은 자의 동공이 좌우로 흔들리는 게 보인다. 


“지금은 괜찮아?” 내게 괜찮냐고 묻는 자와, “진짜 화난다.” 대신 감정을 표출하여 주는 자. 처음 반응은 이렇고, 후에는 세 가지로 나뉜다. 날 도와주려는 자, 평소와 똑같은 자, 약점으로 만드는 자.     


난 나쁜 사람이지만,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라 내 과거를 내 약점으로 만들어도 이해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날 대하는 태도는 평소와 똑같으면서 날 도와주려는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려고 하는 거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분이 내게 그러셨다.


“동정하는 거 같이 보였다면 미안해.”

&

“동정해서 미안해.” 


동정이란 단어의 뜻은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풀거나,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기는 거다.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 수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의 입장이기도 했고, 누군가를 동정하는 사람의 입장이기도 한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는 두 입장 다 대단하다.     


누군가를 동정하는 사람은 대부분 마음에 여유가 있는 상태다. 마음의 여유 공간에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힘든 상황을 넣어주는 건 얼마나 대단한가. 정말 이타적인 거 같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은 대부분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선뜻 동정심 하나로 도와주려고 할 때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설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동정심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마음에 여유 공간을 서서히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얼마나 대단한가.



충고와 조언

나에게 향한 충고는 무례하다고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조언과 충고는.

조언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고, 충고는 나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다.


예시를 들자면, 요즘 내가 무기력하다고 말했을 때.


조언: 내가 무기력할 때는 일단 잠시 쉬어가는 것도, 도움 됐었고 산책하는 것도 좋았어.


충고: 왜 무기력해? 아무리 무기력해도 이겨내야지. 다른 사람들도 다 무기력할걸.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난 동정과 조언은 비슷한 거라 느낀다. 동정도 조언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관심이 없으면 하기 힘든 거니까.


하트입니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주어서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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