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을 뭐 먹었는지 생각해 내기도 힘든데, 명실상부한 정보 형사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기뻐했던 오래전의 일이 어제처럼 느껴지다니 내 기억력도 꽤 괜찮은 모양이다. 정보형사가 되었을 때 정보 형사의 생존 가이드를 찾아 나섰다. 정보 시대인 만큼 대형 서점에만 가면 정보의 비밀이나 정보 수집 비법 등에 관한 책들이 나를 진지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정보형사가 된 나는 정보 수집과 분석이라는 말에 취해 정보의 사냥꾼이라도 된 듯했다. 정보라는 사냥감을 찾아 헤매며, 모든 단서를 추적하고 분석하려는 의지에 가득 차 있었다. 정보의 거미줄을 이리저리 뻗치며,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려 애쓰던 나는 정보 수집과 분석, 여기에 내 인생을 걸기까지 했었다.
정보활동 보고서는 정보의 마술사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하여, 마침내 황금 같은 결론을 만들어 내는 설명적 논증, 세심한 묘사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묘사적 논증,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관계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서사적 논증 형태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삼단논법적 수사결과보고서와는 완전히 달랐다.
가. 첩보원이 울고 갈 정보 수집·분석 매뉴얼은 없었다
정장을 입고 정보의 길을 달리는 정보형사가 되는 꿈을 품고 있었던 내가 마침내 그 길을 걷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보았던 영화 속 멋진 정보형사들은 언제나 내게 머릿속을 휘젓는 영감을 주었고, 비밀업무를 수행하는 그들의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열망은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막막하게 시작한 초보자였고, 이 길이 내가 상상한 것처럼 화려하고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님을 차츰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보의 수집 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정보형사라면 당연히 알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무엇이 정보이고,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그 기본적인 원리조차 익히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선배들의 조언은 오래된 GPS처럼 느껴졌다. 내 상황에서는 그 길이 전혀 맞지 않아 업데이트가 필요한 GPS 같았던 것이다. 이 방법이 과연 옳은 건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길이 맞기나 한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나는 미스터리 정글 같은 정보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빵빵한 자신감을 얻기 위해 대형서점으로 향했고, 정보의 고수로 거듭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권의 정보 관련 책을 구매했다. 하지만 책 속 이론은 저기 어딘가에 있는데, 현실에서는 도저히 접근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 책들을 읽으며 기본적인 것조차 모르는 상태라는 좌절감을 느꼈을 때, 빠져나갈 수 없는 지식의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정보형사는 내 스타일이 아니란 생각도 갖게 되었다. 로망은 가득했는데 과부하로 쓰러질지 모르는 시궁창 같은 현실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셜록 홈스처럼 번개같이 단서를 찾아내는 건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었고, 현실은 키보드 앞에서 하루 종일 멍하니 끙끙대고 있었다. 차라리 다른 분야에서 나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키도 했다.
내가 꿈꾸던 정보 형사가 되어 치안확보에 기여하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나에게 냉혹한 시험지를 내밀었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거칠고 힘들어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었다. 정보수집이니 정보분석이니 했지만 첩보원이 울고 갈 정도의 내가 원했던 정보 수집과 분석 매뉴얼은 도대체 어디에 숨겨놓았는지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웠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선배들의 말은 딴 세상 이야기 같았고, 책 속 지식들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 알 듯 모를 듯 헷갈렸던 정보분석!
데이터 밭에서 곡괭이를 들고 열심히 파긴 팠는데, 캐낸 보물이 금인지 돌인지 구별할 줄 몰라 헤매기 일쑤였다. 정보라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다 보니, 중요한 건 정보의 양이 아니라 그걸 해석하는 나의 지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셜록 홈스처럼 돋보기를 들고 증거를 분석해 봤지만, 결론은 항상 글쎄... 했던 꼴이라고나 할까. 다시 말해 그 분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은 잡히지 않았다.
내 방은 정보 분석 서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성을 쌓듯이 열심히 읽었다. 자칭 데이터 분석가가 된 기분이었다. 주식 차트를 분석하며 「아, 이것이 바로 성공 투자의 길이구나!」라고 외쳤지만, 현실은 늘 적자 투성이었던 경험이랄까. 그 책들은 이론적인 내용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정보분석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주지 않았다. 여전히 애매하고 막연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데이터 분석 도구를 익히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엑셀 함수 앞에서 좌절하고 말곤 했던 것이다.
이론은 다 외웠는데 즉, 수학 공식을 다 외우고도 문제를 못 푸는 기분이었다. 수사 드라마를 보면 몇 분 만에 사건을 해결하던데, 현실은 몇 시간을 붙잡고 있어도 답이 안 나왔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감이 너무 컸었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단지 이론이 아닌, 실제로 정보를 분석하는 구체적인 방법이었다. 무엇보다도 그 분석의 결과가 실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그것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이론서를 넘길 때마다 이번엔 답이 나오겠지!라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늘 사막의 모래바람뿐이었다.
수사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증거를 분석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그들처럼 데이터를 분석하며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흥분되기도 했었다. 데이터라는 암호를 해독하고, 그 안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는 셜록 홈스처럼 작은 단서를 통해 큰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되어 탐정의 세계를 평정할 준비가 된 느낌이었다. 숫자만 보면 신이 나서 떠들어대는 주식의 전문가들을 보고 솔직히 뭔 소린지 하나도 몰라 부럽기만 했었는데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보는 심정이랄까. 이러한 통찰은 정보를 단순히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보가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여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데 필요한 능력이었다.
이론적으로는 데이터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늪에 들어가니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수영 이론은 마스터했으나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분석의 과정은 여전히 만만치 않았다. 패턴을 찾아내는 일이나 데이터를 연결하는 일에서 계속해서 실수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내가 생각하는 분석이 실제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정말 제대로 분석을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계속 떠올랐다.
마법사처럼 데이터를 척척 다루고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을 떠올릴 때마다 내가 얼마나 무능한지 절실한 느낌이었다.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밤잠을 설치고 꿈속에서도 데이터가 떠다녔지만 데이터 분석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곧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터 분석은 내가 꼭 익혀야 할 기술이기 때문이었다. 다람쥐가 겨울을 대비해서 도토리를 숨겨놓듯이 일단 정보부터 모아두자는 생각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제는 정보 분석의 중요성을 알게 된 만큼, 시험을 망친 학생처럼 그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도 커져만 갔다.
셜록 홈스가 되고 싶었던 나는, 항상 정보를 꼼꼼히 살펴봤기에 증거는 많았지만 나의 분석은 종종 빗나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잡음 속에서 신호를 찾아낸 것처럼 우연히 발견한 작은 패턴이 결정적으로 나를 구원했다. 그 순간, 나는 데이터 분석의 진짜 달인이 된 기분이었다. 데이터라는 미궁 속에서 길을 잃었던 내가 드디어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었다. 데이터 분석은 반복적 작업이 아니라, 창조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중요한 단서의 발견이었다.
그때의 경험은 나를 더 이상 분석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게 하였고, 많은 실수와 실패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떤 데이터라도 두렵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었고 어떤 데이터 미로도 헤쳐 나가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셜록 홈스 코스프레를 벗어던지고 진짜 정보 형사가 된 기분이었다. 아직은 초보 정보 형사였지만 증거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추리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중급 난이도의 데이터가 되었건 최종 보스인 미스터리 데이터가 되었건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소금과 설탕을 헷갈릴 정도로 처음에는 데이터 앞에서 쩔쩔맸지만 복잡한 데이터 속에서도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이 날마다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복잡한 데이터도 순식간에 해석해 버리는 현대판 셜록 홈스의 재미에 푹 빠졌다. 나는 데이터 속에 숨겨진 어려운 것을 찾아내야만 했다. 물론 아직도 연습 중이지만, 곧 나만의 특별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어려운 분석 과제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었던 내가 이만큼 변화를 했음에도 주변 동료들이 이 사실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초보자인 후배 정보 형사는 이렇게 말없이 양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제는 정보분석이 내 직업의 핵심이자, 나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도전임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토록 어려워 보였던 정보분석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나는 더 이상 그 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 귀납적 논증, 정보형사의 비밀노트
정보 형사에게 첩보 영화의 액션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보고서 작성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보활동 보고서가 없으면 내가 뭘 했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 정보형사 업무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활동의 핵심은 결국 보고서 한 장으로 귀결되는 것이며, 힘들게 얻어낸 정보들을 멋진 보고서 한 장으로 만들어내야 진정한 정보형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름의 규칙과 형식을 갖추고 있는 수사결과보고서에 익숙해서 그런지, 정보활동 보고서 역시 삼단논법에 의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소지하고 있었으므로 범인이다. 이런 식이면 충분히 잘 작성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보 형사의 업무 현실은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수사결과보고서처럼 삼단논법에 의해 항상 완벽한 주장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다. 삼단논법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나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다. 정보활동이라는 미지의 세계는 내 논리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 손에 쥐어진 정보의 모양도 제각각이었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문서화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혔다. 설계도 대신 엉망진창의 도면만 잔뜩 그려놓은 기분이었다. 내 머릿속에서 보고서의 구조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어떻게 정보를 전달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고, 나는 점점 더 답답한 마음만 키워갔다.
어느 날, 문득 정보활동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딱딱하고 이론적인 삼단논법적 정보 전달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를 깨닫게 되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값질 수 있는 것이기에 내가 직접 겪은 일화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거나, 숲을 보기 위해 나무부터 보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귀납적 논증문이라는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민 끝에 떡이 나온다고 했던가? 이 방식이 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귀납적 논증문은 여러 개의 구체적인 사실이나 예시를 제시하면서 점차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이었고, 정보활동보고서에 필요한 접근방식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며 진실에 다가가는 느낌이랄까...
정글 같은 논증 세계에 대해서 더 깊이 공부하면서, 귀납적 논증문에도 여러 가지 하위 방식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명적, 묘사적, 서사적 논증문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내가 작성해야 하는 정보활동보고서도 단순히 논리적 구조를 따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보고서를 통해 정보를 무기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했다. 이로써 나는 정보활동보고서 작성에 대한 자신감을 점차 얻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이 생기기까지의 길은 여전히 험난했고, 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귀납적 논증문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방식이 여전히 나에게는 외계어만큼이나 추상적이고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며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은 내게는 너무나 방대한 작업처럼 다가왔다.
특히, 서사적 논증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만들고, 논리를 구성하고, 예시를 찾아내고... 늪에 빠져 도저히 다 해낼 수가 없었다. 발버둥을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다양한 정보를 결합하여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지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그렇게 끝없이 이어졌다.
결국, 다시 한번 내 머리가 장식품 같다는 좌절감에 빠졌다. 내가 선택한 귀납적 논증문이 정말 적합한 방식이 맞는지, 그리고 내가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때때로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부분을 생략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럴 때마다 보고서를 다시 쓰고, 고쳐야 할 부분이 보일 때마다 또다시 수정하면서, 언제쯤 완성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내 자신감은 쭈그러든 풍선처럼 축 처진채로 점차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게 하나의 중요한 인생의 급커브 같은 전환점이 찾아왔다. 정보활동보고서의 작성에 있어 귀납적 논증문을 적용할 때, 그저 예시와 사실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각각의 정보가 어떻게 전체 결론에 기여하는지를 명확하게 연결하는 고수가 될 필요성을 깨달았다.
즉, 각 정보가 단지 하나의 작은 조각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어떻게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느냐가 중요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분석한 정보들 간의 상호연관성을 실타래를 풀듯이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단계씩 발전하면서, 자전거 타는 법을 익힌 것처럼 보고서가 점점 더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완성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보활동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정보를 통해 얻은 통찰을 관계자가 몰입해서 보고, 그 입맛에 맞도록 고려하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 덕분에 나는 더 이상 정보활동보고서로 괴롭지 않았고, 그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부담스러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복잡한 데이터 속에서도 콕 집어낸 핵심을 귀납적 논증문에 적용하여 각 정보를 정리하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의미를 통합하는 작업이 점차 자연스러워졌다. 이로써 나는 정보활동보고서의 정체를 밝혀내고 작성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얻고, 그 중요성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정보활동보고서 작성은 어떤 주제가 나와도 더 이상 나에게 두려운 일이 아니었다. 작은 단서들을 모아 거대한 진실을 밝혀내는 쾌감을 주는 귀납적 논증문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내가 수집한 정보들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그동안 시행착오와 실패는 보고서 작성의 지옥에서 탈출케 해 주었고 더욱 강력한 작성법을 탄생시켜 주었다.
그 후 보고서를 작성할 때마다 정보들을 이리저리 조합하다 보면 새로운 그림이 탄생하는 등 그 과정이 즐거워졌고, 각 정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사건을 설명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삼단논법적 논증문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고, 정보들이 딱 맞아떨어지는 귀납적 논증문을 통해 복잡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풀어내는 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작성한 보고서가 더 이상 단순히 형식을 갖춘 글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반 상황을 해결하는 지팡이 같은 도구로써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복잡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정리하는 보고서 작성에 대한 나의 자신감은 이제 단단히 자리 잡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앞으로도 나의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