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에 "개권"
이번 주도 방송을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 개(반려견) 이야기는 민감한 이야기라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쓰기로 했다. 공익을 위해서다. 먼저 배정남의 반려견 "벤"의 사망에는 안타깝고 안됬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애도니 조의니 슬픔이니 이런 표현은 쓰지 않겠다. 그 정도는 아니다. 배정남의 심정을 헤아리면 슬프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내가 슬프지는 않다.
방송을 한심하게 느낀 건 "개"의 장례절차까지 공중파에서 내보내야 했는가? 에 대한 생각이다. 정계나 재계 또는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가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나 교황, 추기경이 서거, 타계, 선종하신 것도 아니고 반려견이 죽었다고 공중파에 저렇게 긴 시간을 방송으로 쏘아 올릴 일인가? 싶다. 한심하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작금의 시대는 개권이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주인이 개관리를 잘못해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애꿎은 개까지 미워지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비행기에 "개" 좌석까지 마련해 주는 세상인데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니 말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야 말로 착오다. 개비행기, 개호텔, 개캠핑장. 다 좋다. 그게 잘못됐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와 인간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근린공원에서 개를 풀어놓고 산책을 하고, 공으로 개 훈련을 시키고, 잔디밭은 개들이 점령해서 어린아이들이 무서워서 놀지 못하고, 지하철에도 개를 태우고 탄다. 짖는다. 배도 탄다. 똥을 싼다. 개 관리를 잘해야 할 것 아닌가? 노키즈존이라는 카페는 사람은 못 들어가게 하고 개는 들어간다.
애는 울어서 못 들어가게 하면서 개는 짖어도 들어간다? 이게 정상인가? 어처구니없고 한심한 세상이라는 것이다. 개권이 인권보다 위에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시대가 변하고 대세가 바뀐다고 해도 지킬 건 지켜야 할 것 아닌가?
반려동물의 기준은 뭔가? 나는 토끼를 좋아하는데 그럼 토끼도 지하철, 버스, 배, 여객선 탈 수 있는가? 닭이나 오리 좋아하는 사람은 닭도 데리고 타도 되는가? 반려동물의 기준이라는 것도 웃기는 것이다. 말싸움하려는 생각은 없고 결론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똑바로 하라는 것이다.
집 앞에 공원에는 "반려견 동반 시 금지사항" 현수막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미관상 보기도 좋지 않다. 숲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데 개가 짖으며 달려든다. 현수막은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 있다. 짖고 달려드는 개 때문에 산책을 못 나가기도 한다. 숲은 현수막으로 훼손이 되고 있다.
적당히 해라.
부모형제가 돌아가신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개의 죽음 정도는 초연하게 넘길 수 있다. 반려견이 죽는 것과 가족(사람)이 죽은 것을 어떻게 비교하겠는가? 반려견의 죽음도 슬퍼하고 애도하되 호들갑, 오지랖 떨지 말란 말이다. 조용히 애도해라. 그리고 전 국민이 애도할 필요는 없다. 그런 방송 내 보내지 마라.
이 글은 배정남 씨와 그 반려견의 죽음을 비판하려고 하는 쓰는 글이 아니다. 그건 그것대로 애도를 하면 된다. 요즘은 이런 방송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SBS예능 "우리들의 발라드"를 보라.
출연자가 노래를 잘해서 인기가 있기도 하지만 기획이 참신하지 않은가? 생각 좀 하고 방송을 만들라. 인지도 있는 연예인 영입해서 편하게 우려먹으려고 하지 말고 생각 많이 하고 기획을 하라. 생각하면 생각한 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