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뭔가에 몰입을 한다는 건 참 행복한 일 같다.
수영에 몰입해있을 때
운전에 몰입해있을 때
등산에 몰입해있을 때
음악에 몰입해있을 때
사람에 몰입해있을 때
공부에 몰입해있을 때
일에 몰입해있을 때.
뭔가에 몰입해 있을 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뇌과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무엇을 할 때행복할까? 애인이랑 영화 볼 때? 인기 TV드라마 볼 때? 맛있는 거 먹을 때? 생각해 보면 모두 몰입을 하게 될 때인 것 같다. 몰입해 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12시간 이상 끊기지 않고 무언가에 몰입해 본 적이 있는가? 핸드폰을 꺼 놓고, 인터넷 접속하지 않고, 신문도 읽지 않고, 12시간 동안 한 가지만 해보자. 책을 읽어도 좋고, 등산을 해도 좋고, 영화나 드라마를 정주행 해도 좋고, 음악을 들어도 좋고 게임을 해도 좋다. 그 시간은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 힐링의 시간이다.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고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닮고 싶은 친구가 있다. 그는 한결같고 따뜻한 사람이다. 이해심 많고, 배려할 줄 알고, 섬세하고 순수하다. 딱히 잘난 것을 대라고 하면 말할 것이 없는데, 늘 그의 주변엔 사람이 많다.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요즘 시대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흥업소에 일하는 여성과 깊은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면서 큰 상처를 입은 적도 있다. 주위에서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순수함과 용기가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 소재거리로는 좋으나 실제 그런 사랑을 택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산다는 것 과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개념 일 수도 있다. 사랑은 삶의 부분 집합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계산되지 않은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저 나의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고 최상의 사랑이라고 합리화하고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는 것이 나를 위해서 좋기 때문에 그렇게 산다.
사랑은 상식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산다는 것은 상식적이어야 한다. 원초적 사랑을 하는 그가 가끔은 부럽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안전한 사랑만 찾는 내게는 더 그렇다. 약간의 광기가 있고 상쾌한 일탈을 할 줄 아는 그가 부러울 때가 있다. 그 정도로 삶은 충분히 행복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