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째 소개팅, 출근하기 싫은 날

2005년 9월

by JJ

101번째 소개팅

2005년 9월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 우리 딸은 얼굴 이쁘지, 똑똑하지, 성격만 고치면 다 좋은데... 쯧쯧”


성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다 괜찮아도 하나가 싫으면 다 싫어 보이고, 다 부족해도 하나가 좋으면 다 좋아 보이는 것. 제일 무서운 것이 이유 없이 싫은 것, 혹은 이유 없이 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냥 좋은 게 진짜 좋은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주고, 필요에 의해서 만나는 것 말고.


사랑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주는 마음, 주는 연습인 것 같다. 꼬시기 위해서 주는 게 아니라 비우고 주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을 사랑할 때 필요한 첫 번째 마음가짐인 것 같다. A 씨는 나보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라며 좋은 말을 해준다. 나는 정말 다정 다감한 사람일까? 누가 그런다. 좋으면 다정해진다고.


사랑과 결혼. 참 어렵다. 사랑은 사랑이고 결혼은 결혼일까? 여러 가지 변수들과 리스크를 감수하고 그 사람하고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단단해져야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힘들고 극적인 사랑보다는, 무난한 사랑을 선택한다. 너무 아픈 건 사랑이 아니라는 노랫말도 있지 않은가? 너무 아픈 건 정말 사랑이 아닌 것 같다.


평범한 사랑이라고 쉬운 사랑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 나도 가끔 헷갈린다. 특별한 사랑이 좋은 것인지, 평범한 사랑이 좋은 것인지. 101번째 소개팅을 하고 나서 생각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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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 싫은 날

2005년 9월

오래전 그녀, K는 회사 가는 것이 너무 싫어서 출근하다가 교통사고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때는 그 말을 공감하지 못했다. 내가 회사를 다녀본 경험이 없어서 그랬나 보다. 지금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 정도로 회사에 가기 싫다면 퇴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K는 아마 지금의 나보다 더 많은 고민과 갈등 속에 있었나 보다. 처음 만난 소개팅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할 정도면 처음부터 내게 무한한 신뢰감이 있었던가, 그렇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었던 것 같다. 더 따뜻하게 말을 해주고 많이 위로해 줄 걸 그랬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면 괜찮았던 그 녀들이 있다.


역시 연애도 타이밍이다. 서로 타이밍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인연이라고 하나 보다. 보기 싫은 사람을 하루 종일 보면서 일해야 하는 고통. 업무도 힘든데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고통. 이것이 돈 버는 고통인가 보다. 신은 왜 인간에게 돈 버는 고통을 주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