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맛있는 건 또 먹지
-서점-
“오빠 오늘은 저랑 무슨 데이트 할 거에요? 까악~무려 24시간이에요.”
“그러게 뭘 하지? 우선 200권 달성 너무너무 축하해!”
“이게 다 오빠 덕분이죠. 오빠 아니였음 200권은 꿈도 못 꿨을 거에요.”
“그래. 그렇게 하나하나 소소하지만 작은 기쁨을 느껴보게 되면 자신감이 쌓이게 되는 거야. 나중에는 좀 더 큰 목표를 세우더라도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게 되는 거지. 처음부터 어려운거 힘든 거 하려고 하면 지치기만 하고 금방 포기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야. 아주 잘했어! 내가 약속한대로 24시간 같이 있어줄게.“
“와~ 기대된다. 근데 책 읽느라고 배가 출출해요. 뭐 먹을 거 없을까요?”
“밥 먹으러 갈까?”
“아뇨.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주전부리?”
“좋아!”
-세계과자전문점-
“뭐 먹을래?”
주위를 둘러보면 다양한 과자와 젤리 등이 가득하다.
“와~ 진짜 맛있겠다. 다 하나씩 먹어보고 싶어요”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봐.”
“진짜요?”
모양별, 맛별 다양한 과자와 젤리를 바구니에 담는 하영.
알렘이 계산하는 동안 기분 좋아 방방 뛰는 하영.
“기대돼?”
“네!!”
손가락 튕겨 딱 소리내는 알렘.
-서점-
다시 서점으로 돌아온 두 사람.
“뭐부터 먹을래?”
과자와 젤리 꺼내 이것저것 다 돌려보는 하영.
“아, 이것도 먹어보고 싶고 저것도 먹어보고 싶고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 입씩 다 먹어봐!”
“와~ 신난다”
조금씩 맛보느라 정신없는 하영.
“그럼 먹고 나서 미션이 있어!”
“뭔데요?”
“니가 관심 있는 책 여러 권을 같이 읽기! 관심사가 여러 개면 10권을 한꺼번에 조금씩 돌아가면서 읽어도 돼. 조금씩 맛보며 재미를 느껴봐. 기억은 다 못하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돌아가면서 읽으면 뇌가 팝콘기계처럼 팡팡 돌아간대. 다양하고 신기하고 기대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뿐이니까!”
맛있게 먹으면서 대답하는 하영.
“책을 이것저것 같이 읽어도 된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는 거 같아요. 항상 한 권을 끝까지 읽으려고 막 애썼죠. 마치 안 들어가는 바지를 낑낑대며 억지로 입으려고 하는 것처럼요.”
“그거 재밌네. 안 들어가는 바지를 억지로? 맞아, 재미도 없고 진척도 없는데 계속 같은 자리 맴도는 거 너무 재미 없잖아. 한 번에 쭉 다 읽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울 땐 딱 스톱하고 다른 거 읽어도 돼. 그럼 또 새로운 맘으로 읽게 되거든. 억지로 끝까지 다 읽을 필요도 없어.”
“그러게요. 당장 던져버리고 싶은 책도 많았어요. 책은 좋다고들 하는데 제 생각에 말도 안 되는 얘기도 있고, 뭔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책도 있고요.”
“그래 맞아. 책은 다 훌륭하지만 모든 책이 내 스승이 될 수는 없는 거야. 내게 맞는, 나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재미나고, 이로운 책을 찾아야지.”
“오빠처럼요?”
“당연하지!”
눈 마주치고 하이파이브 하는 두 사람.
“그러다가 재밌는 건 읽고 또 읽어. 재밌는 건 계속 보게 돼 있어. 넌 반복해도 재밌는 일이 뭐야?”
“반복해도 재밌는 일이요? 음,,, 오빠 나왔던 방송이나 유튜브 보기?”
“와, 정말? 역시 팬들이 최고야. 덕분에 내가 사는 거지. 고마워”
엄지척 들어주는 알렘.
“그럼 오빤 반복해도 재밌는 일이 뭐에요? “
“난 맘에 드는 책은 열 번 스무번도 더 읽어.”
“오빠가 책광인건 알지만 안 질려요?”
“응. 안 질려. 오히려 읽을 때마다 다른 맛이라고 해야 할까? 니체 책은 거의 통째로 외우다시피 해.”
“그거 진짜 재밌나보다.
알렘은 천진난만 하영이 그저 귀엽다.
“니체가? 재미? 뭐,, 난 재밌지만. 너두 나중에 책맛 알게 되면 그땐 한 번 읽어봐도 좋을 거 같아.”
“오빠 픽이니까 한번 도전해 볼게요.”
“그래 좋아. 파이팅!”
하영과 알렘, 또 한번 하이파이브한다.
젤리 똑똑 끊어 먹으며 어슬렁어슬렁 책들을 살펴보던 하영.
‘책 만드는 방법’이라는 책을 들어본다.
“아, 책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있다니 신기해요. 저도 어릴 때 동생한테 조그만 책을 만들어 준 적 있어요.”
앉아있던 알렘, 일어난다.
“그래?”
하영이 동생에게 만들어 준 책, 휙 날아가자 한 번에 낚아채는 알렘. 나이스 캐치!
‘내 동생 또래 3살이 좋아할만한 책’
“3살 또래가 좋아할만한 책? 와~ 멋진데?”
하영이 만든 책을 훑어보는 알렘.
“책 읽기는 싫어한다면서 책을 만들다니 이쪽으로 재주가 있는 거 아냐?”
“그냥 재미로 만들었어요. 보드지로 만든 건데, 제가 뭐 만드는 거 좀 좋아하거든요.”
알렘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하영.
“봐봐 세상엔 별의 별 책이 다 있어. 수많은 책들이 니가 선택해주실 기다리고 있지.”
“제 입맛대로 골라보면 된다는 거죠?”
“그래. 입맛대로.”
“나름 까다롭긴 한데, 전 잡식이라”
“다행이네. 잡식 공룡처럼 뭐든지 마구 잡아먹는 책 공룡이 되길 바래.”
책에 대한 거부감이 좀 줄긴 했지만 아직은 그런 주문이 난감한 하영.
“어휴, 부담부담.”
“알았어, 책이랑 조금씩 더 친해져보자고. 그럼 우리 어떤 데이트를 하면 좋을까?”
“제가 정하면 되죠?”
“물론이지.”
“그럼 요리요!”
“요리? 으윽. 너도 알다시피 내가 요리라면 완전 꽝인거 알지?“
“하하하 알죠! 요.알.못인거.”
“진짜 요리책이어야 해?”
“네. 꼭요. 재밌는데 방법도 모르겠고, 부모님이 위험하다고 못하게 한단 말이에요.” “그럼 쉽지 않겠는데?”
“저 이래봬도 제가 직접 요리하면서 찍은 유튜브도 있어요. 저도 아직은 잘 못하지만 요리책을 찬찬히 보면서 배우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좋아. 자꾸자꾸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난 도전의 아이콘~”
“좋아요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