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시간 전 마지막 글쓰기

by 권길주

너무 작은 심장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숲을 쓰러뜨려

나무들을 가져다주어야지.

추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빵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배고픈 사람들의.


그러나 그 위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비가 내려

바람을 잠재우고 빵을 녹여

모든 것들이 이전과 같이 되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여전히 배가 고프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아.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장 루슬로



2023년 10월 12일 목요일 오후 1: 30분

나는 브런치 스토리에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2개월이 조금 넘은 시간 동안 많은 글을 쓰기도 하고 올리기도 했다.

80개의 글을 올렸는데 장르도 다양하고 글의 분량도 많아서 나름 분석을 해보니

처음에 브런치에 작가 승인을 받을 때 쓴 글은

[ 오래된 시집을 베끼고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쓴 글인데 에세이로 나의 시 쓰기의 경험과 시인들과의

만남을 쓴 글로 윤동주 시인, 이수익 시인, 김남조 시인에 관해서 3편을 올렸다.


그리고 그다음에 올린 글은

[방개아저씨] 장편 소설 연재이다.

지금까지 14화를 올렸는데, 처음에 올리면서 반응이 없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있다가

새로운 구독자께서 재촉을 하셔서 다시 쓰기 시작한 작품인데, 2024년에 끝까지 장편소설로 잘 마무리하고

싶은 작품으로 더 많은 구독자분들의 호응을 기대해보고 싶다.


장편소설에 이어 중편소설 [케냐로 간 여자]는 몇 년 전에 써 놓은 소설로 발표할 곳을 찾다가

브런치에 독자들에게 공개를 했다.


또 , 단편 소설을 2편을 올렸는데.

[내가 잡은 꿩은 어디로 갔을까]는 전에부터 쓰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자전적 체험을

소설화하고 싶어서 며칠 만에 완성한 단편소설인데 , 마지막 장면은 내가 원하던 방향이 아닌 방향으로

흐른 것 같아서 아쉬운 작품이었다.

또 한 편의 단편소설로는 [모과나무집]이란 단편소설을 올렸는데, 이 작품은 내가 문학지에 발표했던 작품을

개작을 해서 올린 작품인데 더 손을 봐서 완성도 높은 단편소설로 다시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동화를 두 편 올렸는데,

[마음이 아픈 어른들을 위한 ~ 달구지에 실은 동화책] 이란 제목으로

두 편의 동화를 썼다.



또 어느 날부터 다시 시가 쓰고 싶어서 매일은 아니지만 거의 일주일에 5일 정도로

[새벽에 쓰는 시 (연재)]를 26편을 새벽이나 아침에 써서 올렸다.

어느 때는 늦은 오후에 써서 올린 적도 있지만 대부분 새벽녘에 일어나서 쓰다가

미진한 부분을 고쳐서 아침에 올린 적도 있는 시들이다.


그리고 나의 브런치의 대다수의 글은 에세이다.

지금 세어보니 30편의 에세이를 써서 올렸다.




방송국에서 매일 데일리프로그램을 할 때 하루에 보통 30장 정도 원고를 쓴 적도 있는 것에 비하면

글의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방송은 한 프로그램을 맡아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데일리와 특집 방송이 겹치다 보면 어느 때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우고, 내가 몇 장의 원고를 썼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나는 라디오작가였기 때문에 텔레비전에 비해 훨씬 많은 원고를 써야 했는데, 그때는 젊디 젊은 30대였고 40대였다면 지금은 내일모레가 이제 60을 바라보는 나이다.


그런데 내가 틈틈이 그것도 하루에 길면 3시간 이상이고 보통은 2시간 정도를 할애해서 써온 글이 2개월 반 만에 80편이라니........ 브런치 글은 양의 승부인가? 질의 승부인가??


나는 그러나 양도 질도 아닌 글은 진정성의 승부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기독교문학지에 글을 연재하던 뮤지컬 [엔도슈샤쿠 - 침묵]이란 작품도 쓰다 말고 연재를 쉬는 중에

나는 왜 미친 듯이 이 브런치에 빨려 들었나?


첫째는 '침묵'이란 작품이 너무 어려워서 난 지금 난항에 빠졌고, 두 번째로 써보는 뮤지컬이 너무 어렵다는

사실에 난 봉착하다 보니 옆길로 샌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내가 브런치에 이렇게 빨리 빠져든 것은 구독자분들이 매일 새로운 분들이 들어오시고,

그분의 글뿐 아니라 대다수의 브런치에 작가님들이 글이 다 너무 좋다는 것이다.

때때로 너무너무 훌륭한 글이 많아서 내가 시간이 없어서 다 못 읽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댓글도 많이 달아드리고 싶고, 돈이 많으면 응원도 빵빵하게 이 작가님 저 작가님 다 해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좋은 글, 감동적인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작가분들이 밤을 새우고 자료를 찾고, 또 나름대로 깊은

고민과 글을 다듬고 편집하고 제목을 선별하느라고 얼마나 고심을 할까 싶다.


나도 때때로 집안일을 하며 , 산책을 하며, 혼자 카페나 내 작업실에 우두커니 앉아서 글에 대한 구상을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러나 나보다 더 바쁘고 힘들게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 너무 감동적인 글을 쓰신 것을 보면 나는 감히 글을 내밀기도 부끄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나도 나의 구독자분도 그리고 브런치의 다른 작가님들도 다 한 해동안 글쓰시느라 너무너무 수고하셨고, 고생하셨다고 오늘은 주제넘게 내가 쓰담쓰담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브런치의 기능을 잘 몰라서 연재날도 빼먹은 적도 있고, 매거진을 해보라고 권해준 작가님께도 매거진 하는 것도 잘 모른다는 말도 이제야 전해드리고 싶다.

본래 태생이 기계치인 것인지 몰라도 핸드폰이든 뭐든 기계만 보면 미리 겁을 먹고 기능을 배우는 걸 피하다 보니 아직도 브런치에 기능도 제대로 숙지를 못하고 글만 발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연재를 하다 보니 시간과 요일에 민감해야 하고 날짜도 잘 맞추어야 하는데,

몇 번이나 글쓰기와 발행에 기능이 제대로 못 맞추어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기능도 새해에는 잘 숙지해서 실수가 없도로 해야겠다.




한 해가 가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고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참 책임감과 의무가 늘어간다는 의미 같다.

한 해동안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도 제대로 못 전하고

오늘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급하게 작업실로 올라왔다.


오늘 발행해야 할 [눈 오는 날 쓰담쓰담] 연재 에세이를 어제부터 제목을 정해놓고 머리에서 계속 구상을 했지만 글이 잡히질 않았기 때문인데, 결국 책상 앞에서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가 어제 쓰기로 했던

"시골마을 총회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는 다음에 쓰기로 하고

나의 브런치 작가의 출발에서 오늘까지의 글에 대한 정리를 해보기로 한 것이다.

한 해가 넘어가는 시간에 이렇게 나의 글을 정리해 보는 것은 어제 만난 나의 오래전 지인인 김 00 교수가

"진짜 이 글을 다 권 선생님이 쓴 거예요. 와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너무 많이 썼네."

하는 말을 해서이기도 하고...... 나의 구독자 중에 한 분이 글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못 읽은 것도 있다고 하니

내가 너무 글을 남발하고 무책임하게 쓰기만 했나 하고 돌아볼 필요도 있어서였다.


독자가 원하는 글보다는 나의 한풀이 같고, 넋두리 같기도 한 글은 또 얼마나 많은지 사실은 나도 내 글이 수준 미달인 글이 너무 많은 것은 것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끄러운 자책보다는 내가 이렇게 브런치에 빠져들지 않았다면 나는 올 가을에 이 시골의 답답하고

부모님의 간병에 지친 마음을 어디에 풀었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 작가로 승인이 된 가을이 내게는 축복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돈도 없지만 놀러 다니는데 공연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기기로 했고,

혼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할 수 있는 글쓰기 방식으로 브런치 작가가 꽤 괜찮은다는

판단이 들어서 좋은 글로 구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은 마음도 가득하기 때문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잘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연결하는 세상의 아름다운 끈 같다.

줄다리기를 할 때 긴 줄을 가지고 하는데 , 그 줄다리기에 긴 줄에 서서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매달리어 힘을 다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하는 줄다리기 놀이 같기도 하다.


한 사람이 탈락하면 다른 한 사람이 들어와서 이 브런치를 살리는 상생 같기도 하고

탈락한 사람이 다시 자기 공간에 들어와서 힘을 내면 서로 더 힘을 얻는 ^^

미묘한 상생의 플랫폼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풋내기 브런치 작가 주제에 내가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지만

글에 자유가 있는 이곳은 나를 제제시키는 피디분이나 감독분이 없으니

때로는 나도 내 글에 자신도 없고, 피드백도 없다 보니 천방지축으로 글을 써내는 것이

구독자분들에게는 죄송할 뿐이다.





그러나 새해에는 나는 작가로 다시 결심하고 결단한다.

썩어진 세상에 소금이 되고 싶다고.

그리고 '장 루슬로'의 맨 위의 시처럼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이 시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내가 새해에는 너무 작은 심장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부족해도 빵을 더 많이 나눠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나도 춥지만 숲을 쓰러뜨려 나무 가지를 가져다 불을 피울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지지 않는 나와 매일매일 싸우며

너무 작은 심장이...... 쪼끔 더 커져서.......


내 주변의 사람들과 제발 춥지 않고, 배고프지 않게 2024년을 함께 살아가고 싶다.

내가 나눠줄 수 없는 사람이라면 나는 나눠줄 수 있는 능력자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빵을 가난한 이들에게 배달이라도 하고 싶다.



그 빵이 브런치에 올라오는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이라면 더 좋겠다.

사람들이 배가 부르도록 나눠줄 수 있는 빵^^ 같은 글

사람들의 배고픈 영혼육을 채워줄 수 있는 글^^

새해에는 브런치에 그런 글이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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