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봄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연재를 마칩니다.
사랑이 아름다워야 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그 사랑이 책임감이 있고, 그 사랑이 순결할 때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다.
존경받는 사람이 드문데도 이유가 있다.
아무나 존경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세상을 향해 꼭 해야 할 말을 하는 사람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향해 옳은 말과 바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이기 때문에
존경받는 사람도 드문 것이다.
요즘 시대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들은 사랑보다는 연애를 좋아한다는 것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랑이 아름답지 않고 연애는 즐겁기만 한 것이다.
선생님이든 종교지도자든 부모님이든 기성세대든....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드물다.
왜냐면 사람들은 존경보다는 평등을 대등을 관계의 원칙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요즘의 세태들이 떠올랐다.
이 모든 생각이 떠오른 것은 아침에 한 편의 설교들으며 어느 목사님이 예화로 하신 이순장군의 이야기
에서 부터 시작됐다.
그 예화의 내용은 이런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한참 인기가 있을 당시 조정에 병조판서가 그를 흠모한 나머지 이미 결혼한 이순신 장군에게
자기 딸을 소실로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이 병조판서의 딸을 소실 말하자면 첩으로 두는 것을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그 당신 이순신 장군의 명예나 지위에 첩이나 부인을 몇 명 정도 두는 것이 무엇이 그리 문제였을까만....
그는 전쟁터에서도 부인에 대한 정절을 오히려 남자가 지키어 낸 것이다.
비가 오는 오늘 아산 현충사에 가면 그분의 진정한 장수다운 기질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다지 존경하는 선생님이나 작가들을 별로 만나 보질 못했다.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그래도 참 좋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어느 사이 그분의 비인격적인 면을 보면
슬픈 마음이 먼저 드는 게 인간의 관계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뒷모습이었다.
그러나 작은 예화지만 어느 목사님의 설교 한 대목에서 이순신 장군의 짧은 인생에 한 토막을 듣고 나니
그래 이순신 장군이 진정 나라를 구한 이유를 알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에 승리하면 큰걸 얻는데, 나도 그게 제일 어렵다.
별것 아닌 것에 탐심을 버리고 욕심을 버리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 나이가 되었는데도
습관적으로 코딱지 만한 것에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존심이 상할까 전전긍긍 거린다.
최근에는 어디에서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들어보기는 참 어려웠다.
그런데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불륜의 스캔들은 뉴스와 길거리의 사사로운 스캔들로도 넘쳐난다.
그래서 봄이 오는 골목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어느 젊은이가 순결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머뭇머뭇.... 여자친구의 집 근처 창가에서 서성이고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리고 밤새 쓰다만 편지를 그녀의 집 우체통에 살그머니 넣고 얼굴이 붉어져 돌아간다면
그런 풍경이 있다면 이 봄이 얼마나 조심스레 올까 싶다.
봄도 마음이 두근거려 아직은 땅 속에서 잠들었던 대지를 깨우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나를 맞아 줄 것인지에 대해 봄은 생각할 것이다.
사랑스레 조심스레
두근두근
그렇게 봄은 우리에게 다가오길 원하는데
우리는 봄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으려는지.
이미 다 가고 있는 이 겨울에게도 작별인사를 잘해야 한다.
청춘을 다 보낸 늙은 사람들이 마지막 시간을 잘 보내야 자식들에게도 좋은 열매를 남기듯이
우리를 추위 속에서도 잘 살게 해 준 이 겨울에게 고맙다는 작별 인사를 잘해야 한다.
꽝꽝 얼었던 대지의 숨결이 풀어지는 봄의 어귀.
난 잠시 내가 청춘을 청춘답게 살지 못했던 지난날이 안타까웠다.
더 진지하게
더 열심히 살걸.
그리고 더 멀리 바라보고 살았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해본다.
하지만 이미 지난 것은 잡초처럼 버려야 산다.
며칠 전 제자가 와서 5일 동안 내 작업실에 머물며 내 브런치 글 '방개아저씨 시즌 1'을
순서대로 배치해 주었다.
그 일을 도와주는 데는 딱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제자랑 5일 동안 작업실에서 글을 쓰면서
그리고 그 제자를 데리고 들판을 산책하면서 참 여러 가지로 착잡했다.
요즘 대학생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고, 내일을 기약하기 힘든 시대에서 아이들이 무척 방황을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웹소설을 쓰려고 몇백을 투자해서 소설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 세계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돈 되는 글을 쓰고, 학교를 문창과에 편입해서 더 다니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지금 대기발령 중이라고 했다.
글을 쓰고 싶고, 대학을 더 다니고 싶지만, 갑자기 돈줄이 걱정인 것이다.
웹소설은 언제 돈벌이가 될지 모르겠고, 서울살이는 그저 한 끼가 다 돈이다 보니
대충 때우고 학교를 다녀도 생활비가 매달 집세 포함 150만 원 정도가 든다니...
그 돈을 다 누가 대준단 말인가.
학비는 당연히 학자금 대출이라고 한다.
그 제자의 부모님이 두 분이 버시는 돈이 거의 한 달에 천만 원에 가까워도 아이들 셋을 가르치고
아파트 대출금 이자를 내야 하고, 양가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큰 딸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한 달에 무조건 150만 원을 기본으로 쓴다면 거기다가 몸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비도 수시로 나간다면,
부모나 아이들이 겨우 살았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직장에서 대기발령이라니 제자도 암담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웹소설로 한방에 돈이 벌어지나??
내가 볼 때는 그것도 하늘에 별따기다.
또, 그렇다고 모든 것에 길이 없다고 하면 아이들은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그건 아니다.
열심히 하면 어느 곳에나 길은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난 그 제자가 나에게 수필을 배우다가 대학에 극작과에 입학했던 것을 다시 상기시키고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하라고 권유를 했다.
내 작업실에 왔을 때 무조건 해보라고 약각의 들들 볶음을 해버렸다.
그랬더니 작업실에 온 셋째 날에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고, 넷째 날에 브런치에서 작가로 승인이 났다.
작품은 나와 무려 7시간에 걸쳐 고 3때 쓴 수필이였다.
그때 그 수필 한편을 쓰기 위해 우리 둘은 학원에서 밤을 꼬박 지새고 새벽 5시가 넘어서
학원문을 나섰던 기억이 났다.
물론 그 아이의 부모님께는 당연히 허락을 받았던 일이였다.
그 제자의 브런치 작가명은 '금시세'다.
우리는 짠하고 손바닥을 마주쳤다.
아주 기분이 좋은 경험이었고,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뭔가 조금은 살아날 것만 같았다.
정작 난 브런치에 두번떨어지고 세번째 승인을 받았는데, 내 제자는 한방에 승인이 되었으니
당연 기분이 좋은데다가 나와 밤새 쓴 작품으로 승인이 나서 더 기분이 좋았다.
에세이스트로 난 그 제자가 다시 성장하고 한편으로는 대학을 다니며 에디터란 새로운 분야의
직업에도 도전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잘 버무려서 맛있는 브런치 에세이를 사람들의
점심 식탁에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새학기에는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문창과에 편입해서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고
그분들께 배울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먼 길을 가더라도....... 조금은 힘들고 어려워도.....
한방에 세상에 것을 얻으려 하지 말고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에디터가 될 수 있는 길도
모색해보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나의 봄도 제자가 잘 되는 소식이 꽃이 피는 것보다 더 즐겁게 듣는 날들이
이 아이 저 아이에게서 들려왔으면 싶다.
그래서 또 한 제자에게 너도 브런치에서 글 쓰면서 대학생활 동안 네 가능성을 한번 타진하면 어떠니 하고
다른 제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글을 잘 쓰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니 연출가 될 수도 있고, 작가가 될 수도 있는 아이였다.
'문화콘텐츠학과'에 다니고 있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내가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아이들이 힘들어도 용돈도 제대로 한 번도 넉넉히 주질 못했다.
그저 왔다 가면 차비나 줄 정도다.
그리고 떡볶이나 사 먹일 정도로 나도 가난하다.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지만 세종시교육청에서 방송작가반 강의를 할 때 만난 학생들과의 인연이 있고,
내가 세종에서 논술학원을 할 때 만난 아이들이 있을 뿐인데,
그 아이들이 이렇게 나와 브런치 작가까지 함께 하게 될 줄이야.
아직도 브런치에 입성시키고 싶은 제자들은 몇 명 더 남아 있다.
그런데 그중에 누가 또 브런치 작가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자유 선택이니까.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중에는 대학생이나 청년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들이 세상을 향해 마음껏 자기의 소리를 내고 실력을 뽐내며
자기의 열정이나 능력들이 필터링되는 것을 스스로 해보는 작업이 글쓰기로 이어진다면
그 또한 좋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눈 오는 날에 쓰담 쓰담' 연재는 오늘 여기서 마친다.
이제는 눈이 오는 계절이 끝나가니....... 이 연재 북은 여기서 마칠까 한다.
봄눈이 올 때쯤에는 일주일에 한 편만 <너에게 쓰는 봄 편지>라는 제목으로
다시 에세이를 올리려고 한다.
주로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청소년과 대학생, 청년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계획이다.
그리고 그들과의 소통이 있는 강의를 조금 더 나갈 계획이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교회에서 그들과 만남을 가지기 위해 나도 열심히 청소년 관련 책을 읽고
문학책과 인문학 책도 읽어야겠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래서 함께 하는 것이고,
나도 내가 못하는 것을 그들에게 배우고,
그들이 잘 못하는 것을 나도 조금은 가르쳐주고 싶다.
PS. 그동안 너무 부족한 글로 에세이를 연재를 해서 죄송했지만,
참고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