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권길주


겨울 양말 벗고

얇은 봄 양말 갈아 신고

나는

봄길을 간다.


냇둑을 따라서

시냇물 소리 들으며

아침 새소리에 귀쫑끗거리고


혼자서 시냇가를 가다 보면

서른 살의 나는

시를 버리고 도망갔다.


파릇한 것이 냇물에 씻겨

무엇인가 하고 자세히 보니


내가 버린 서른 살의 시어들이

냇물에 떠내려간다.


사랑하고도 미워한 것들

그 증오가 떠내려간다.


다행이다.

봄냇물 네가 있어서.


다시 서른 살이 되면

시 너보다 더 좋은

봄냇물을 졸졸 따라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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