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말을 걸면

by 권길주

봄이 슬쩍 내 옆구리를 친다.

왜 하고 대꾸하니

너 왜 아직도 그 사람을 용서못하고 사니 하고 다그친다.


발치에 걸린 입춘대길 네 글자보다

어쩐지

삶이란 긴 실꾸러미에 걸린

바늘귀처럼 좁디 좁은 내 마음의 봄은 언제 오려나


살아서 분명 남기고 가야할 무엇인가 있다면

모든 이를 사랑하는 일일진대


왜 그건 이리도 힘든지


다시 봄이 말을 걸면

내가 먼저 입을 열고 말하리라


다 용서하고 싶었고,

다 용서받고 싶었던 게 인생이였는데


나약한 마음 한구석 삐둘어진 글자 몇개 지우지 못해서

그 글자 안에 용서못할 사람들 이름도 끼워 넣어서

내가 참으로 못나게 살았다고,

부끄럽게 살았다고,


봄이 내게 말을 걸면 그리 말해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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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시가 있는 겨울'은 이 작품으로 연재를 끝냅니다.

2주 정도 시를 제대로 발행을 못한 것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소설 '방개아저씨'를 쓰다보니 많이 힘이 들어서

제 시와 에세이는 앞으로는 매거진으로 올려드리겠습니다.

행복하고 다정한 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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