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예전에는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떠오르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 남편은 가끔 묻곤 한다.
“요즘 행복해? “ 라거나 ”결혼해서 행복해? “라고.
그때마다 생경한 질문을 받은 사람처럼 잠시 고민하곤 한다.
‘나는 요즘 행복한가?’
‘결혼을 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나?’
글쎄.
나는 행복을 그런 식(?)으로 느끼는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살면서 때때로 슬프고 속상한 일, 외롭고 억울한 일이 있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그저 속상하고 억울하기 바빴지 행복이나 불행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래서 내 행복은 남편이 묻는 행복과는 조금 달랐을 테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난 한 번도 불행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는지 모르겠다.
따뜻한 이불속에 발을 밀어 넣을 때,
엄마표 된장국에 튀기듯 구워낸 계란후라이를 먹을 때,
초여름 집 안에 머무는 싱싱한 공기를 느낄 때.
나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따뜻한 이불속에 발을 밀어 넣는 일이
엄마표 된장국을 먹는 일이
초여름 집 안에 싱싱한 공기를 들이는 일은
누군가에게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면
그건 무척 감사해야 하는 일이겠지만.
어쨌거나,
결혼해서 행복하냐는 질문은
색깔이 높냐고 물어보는 느낌이다.
결혼으로 행복을 묻는 게 그렇게 느껴진다.
그냥 결혼은 결혼이고, 행복은 행복이다.
그럼 행복은 계란후라이를 만드는 것만큼 쉬운 게 된다.
행복을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더 자주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