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었던 여러 자기 계발 과정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최근 4개월간 들었던 강사과정이 어제 마무리됐다. 그동안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어제 오전 이 과정이 마무리되고 그 채로 소파에 몇 시간을 쓰러진 듯 누워있었다. 마지막 2% 배터리까지 다 사용하고 저절로 꺼지는 휴대폰처럼 몸에서 모든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이번 과정은 수료만으로도 벅찬 과정이었는데 마지막에는 최종 산출물로 예선, 본선 발표회까지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 팀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사실 이 결과가 모든 것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점자 밀려오는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팀 선생님들께는 괜찮다 했지만 내 몸을 보니 괜찮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 모든 일은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그런데 왜 내 마음을 이토록 결과에 속상해하는 것일까?
소파에서 한참을 누워있다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앉은 뒤 먼저 생각한 건 여태껏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내 몸에게 좋은 음식을 먹게 해 주자는 생각이었다. 그릭 요거트, 견과류, 과일이 곁들여진 샐러드를 먹으며 오로지 먹는데만 집중했다. 꾸덕한 맛, 고소한 맛, 새콤 달콤한 맛.
조금 정신을 차리고는 유튜브를 열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줄 영상을 찾았다. 드로우 엔드류.
실패했을 때, 다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영상을 찾았는데 '3P글쓰기'가 있었다. 어떤 좌절을 겪으면 정말 비관적으로 바뀌고, 다 소용없는데 결국 이럴 거면 왜 했을까 하는 마음까지도 먹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이 실패, 이 문제를 객과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글쓰기 방법이었다.
방법은 아래 순서대로 적어보는 것.
1. problem.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써 본다.
여기에 나는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도 써 본다.
2. positive fact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얻은 것들을 적어본다.
정말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라도 적어본다.
3. plan
1,2번을 통해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획을 적어본다.
-출처 : 유튜버 드로우 엔드류 -
problem을 쓰고 바로 plan을 쓰면 부정적 감정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문제와 계획 사이에 positive fact를 쓰는 거라고 했다. 긍정적이 관점을 위한 필터링 과정으로.
모든 문제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거기에서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그림도 달라지게 된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을 적어보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인 듯하다.
나도 이 세 가지를 적용해서 적어보았다. 아직 그 실패의 축축한 기분이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완벽히 효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생각보다 positive fact는 강한 효과가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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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과정이 다른 일정과 겹치는 날 있을 때마다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지만 출석상을 받았고(전체 20%밖에 받지 못했다는 깨알 같은 자부심), 프로젝트 기간 동안 좋은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투표했는데 동기 선생님들의 지지로 인기상을 받았다.
그러니 너무 본선 탈락을 전부인 것처럼 여기지 말자. 치열한 강사 세계에서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만큼 중요한 부분이 강력한 네트워크였으니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알게 된 것도 행운이야.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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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번만에 이렇게 정리된 건 아니다. 몇 번을 멈췄고, 쓰다가 덮었다.
여전히 실패의 기운이 온 머릿속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을 한꺼번에 몰아내기가 버거웠다. 하지만 다시 펼쳐서 써보고, 다독이니 점차 훨씬 빠른 속도로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실패라는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수히 많은 실패 속에서
성공의 꽃도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