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묵은 낡은 냉장고,
모서리 한 귀퉁이 떨어져 나간 자석 하나.
녹슨 메달처럼 자랑스레 붙은 그것은
냉장고만큼이나 여러 해,
차가운 철판 위에서
사계절을 버티었다
눅눅하고 질긴 시간만큼이나,
끈적끈적 단단히도 눌어붙은
빛바랜 사진 한 장.
세상 부러울 것 없이
가난했던, 청춘의 주름진 웃음.
금세 닳을 줄 알았던 인연이
철문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잊은 지 오래인 냄비만큼이나
계절은 저만치 뒷걸음질 쳤건만,
이 작은 쇠붙이는 아직,
덧없는 시간을 붙잡고 있다
오늘도 냉장고 문을 열다 말고
문득,
사진 속 젊은 두 남녀에게
애써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