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은 것도 아닌데,
눈을 감는다.
눈앞에 펼친 것들이
눈이 부셔, 눈을 감는다.
눈 속에 담긴 것들이
눈에 아려, 눈을 감는다.
불빛도 아닌데풍경은 나를 눈멀게 하고,
목소리도 아닌데정적은 나를 흔들어 놓는다.
나는 눈을 감고서빛나는 것들을 가만히 지운다.
지운다는 건,
잊는 것이 아니라,더 깊이 간직하는 일.
잃어버린 시간 속
빛바랜 기억으로 숨겨둔 너를,
마음 깊이 간직하는 일.
나는 오늘도
조용히,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