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는다

by lululala


눈을 감는다


밤이 깊은 것도 아닌데,

눈을 감는다.


눈앞에 펼친 것들이

눈이 부셔, 눈을 감는다.

눈 속에 담긴 것들이

눈에 아려, 눈을 감는다.


불빛도 아닌데
풍경은 나를 눈멀게 하고,

목소리도 아닌데
정적은 나를 흔들어 놓는다.


나는 눈을 감고서
빛나는 것들을 가만히 지운다.


지운다는 건,

잊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간직하는 일.


잃어버린 시간 속

바랜 기억으로 숨겨둔 너를,

마음 깊이 간직하는 일.


나는 오늘도

조용히,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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