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짙어오고
하늘은 이내 으르렁-
사나운 울음 토해낸다
어느새 빗방울 후두둑
세차게 어깨 두드리고,
정수리에 떨어진 빗물
곧장 두 눈 파고든다
요란히 지저귀던
새들도 울음 멈추고
꽃잎은 힘없이 고개 떨군다
피하지 않는다
우산도 펼치지 않는다
마음 깊은 곳까지 젖도록
나를 내어준다
움켜쥔 주먹 펴고
참았던 숨 내쉬며,
잔뜩 웅크린 어깨 풀고는,
그저, 눈을 감는다
그렇게,
쏟아내던 비 그치고
말간 하늘 내어줄 때
나는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