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 차디찬 바위 깊숙이
여린 뿌리를 내리었다
소금기 가득한 바다 맞대고
온몸으로 해풍 견디어낸
너는,
무성히도 잎을 내었다
사철 모진 바람에
휘어진 가지 내어줄지언정
너는,
끝내 고개 숙이지 않았다
그 작고 연한 잎이
얼마나 많은 밤 지새우고
시린 겨울 홀로 버텨내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가가지도 못할
가파른 절벽 끝에서
지켜보는 이 하나 없이
너는,
스스로를 일으켜
한없이 넓고 푸른 바다
사무치게 품었다
가느다란 가지에
앞다퉈 돋아난 잎새가
너의 그 깊은 인고의 시간을
몸서리치도록 날카롭게 외친다
백 년을 뿌리내린 너의 목마름에,
존재의 경이로움에,
시들어버린 나는
경건한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