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뿔

by lululala


고뿔



지독한 열 끓어오른다
머릿속이 아득하

타는 듯한 갈증 목구멍 찢어도

물 한 방울 넘어가지 않는다


삼키지도 못할 뜨거운 숨

목울대에 걸리더니,

식은땀 흐르는 이마는

얼음보다 차다


어제의 소나기가

홀로 던져진 몸뚱이 적신 건지,

너의 차가운 한 마디가

지독한 열병 남긴 건지 모르겠다


불덩이 같은 열 빠져나간 자리,

말라비틀어진 몸 구석구석

싸늘히 식어간다


벌건 대낮인데도

하늘은 어느새 어둑해지고,
닫힌 창문 뚫고

바람이 뼛속을 파고든다


몸은 식어가는데

마음은,

여전히 달아오른다


그 끓는 속을 너는 모른다


얕아진 숨소리에 눈 감기고,

메마른 헛기침 새어 나온다


내가 앓고 있는 이것이,
빌어먹을 고뿔인지,

너인지,
한낱 그리움인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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