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를 붙잡고 밥을 먹이고 약을 먹이는 수 밖에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아있으면서도 몇번씩 달이의 활력을 확인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스스로 밥은 먹는지, 물은 마시는지, 혀를 계속 아파하는지, 화장실은 갔는지 등등...
그래도 약을 먹으면서부터는 아파하는 빈도와 정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예전만큼 밥을 잘 먹지는 않는다. 퇴근길에 엄마에게 전화해 달이의 몸무게를 확인해 본 순간, 4kg라는 이야기에 그길로 바로 짐을 싸서 친정으로 향했다. 원래 4.4kg를 몇년째 유지 중인 고양이에게 400g이 한번에 감소했다는건 몸무게의 10%가 빠졌다는, 매우 좋지 않은 큰 변화다.
별이가 아플 때 정말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평생을 식탐 고양이로 살아온 별이였기에, 1일 섭취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식이가 남아있는 모습만을 보고 강제 급여를 하지 않았다. 정말 멍청하고 여유로웠다. 분명히 밥을 달라고 울었던 별이는 그 다음날부터 갑자기 스스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 시점부터 허겁지겁 사료를 갈아 츄르와 물을 섞어 죽을 만들어 억지로 입에 넣어주었지만 나중에는 입도 벌리지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콧잔등 주름을 지으며 음식을 거부하던 별이의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2년 전 그날부터 달이에게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달이도 늙어서 병들고 아파 식사량을 줄인다면 지체하지 않고 밥을 먹여서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겠다고. 그게 지금인 것 같다. 강제 급여를 위한 주사기와 무스 형태의 습식 사료, 달이가 좋아했지만 칼로리가 높아 주지 않았던 간식까지 잔뜩 주문했고
허둥지둥 유동식을 만들어 자고 있는 달이를 들쳐 안고 입에 넣어주었다. 얘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음식을 삼키는 달이를 보면서 다시 한번 다짐한다.
그렇게 한바탕 음식과 물을 먹이고 난 뒤 불쌍한 울음 소리를 내며 안방으로 도망갔던 달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내방으로 들어와 내 다리춤에 몸을 뉘였다. 이 착한 고양이를 어떻게 할까. 갑자기 입에 주사기를 들이밀고 싫다는 밥을 먹이는 내가 밉고 삐질만도 한데 쪼르르 찾아와 따뜻하고 부드러운 등을 기대는 착한 고양이.
달이야, 누나를 잠깐 미워해도 괜찮아. 너가 아프지만 않을 수 있다면 누나를 미워해도 괜찮아.
이제 내일이면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간다.
제발. 제발 단순한 염증이길. 지금처럼 우리가 열심히 약 먹이고 밥 먹이면 바로 씻은 듯이 나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