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추천 운동
탁구공은 직경이 40mm, 골프공은 42.67mm로 크기로는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들어서 땅에 떨어처 보면 확실히 차이가 있다. 탁구공은 2,7g 고무풍선처럼 가벼워 톡톡 튄다. 탁구공에 맞아 중상이나 사망사고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골프공은 45.93g으로 제법 무겁고 바로 앞에서 맞으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필드에서 날아다니는 새도 떨어 트리는 무기도 될 수 있다.
골프공은 정지된 공을 타격하여 멀리 정확히 보내야 하는 반면 탁구공은 날아다니는 공의 궤적을 예측하여 정확한 타이밍과 스매싱으로 회전력을 주어 타격해야 한다. 골프공은 한게임에 100개 정도 타격하지만 탁구공은 1000개 이상 때려야 게임이 끝난다. 탁구공 치는 것은 머리도 써야 하고 상대방 기분도 읽어야 하는 고차원적 운동이다.
골프는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태풍, 폭우, 산업재해등을 예측하고 주말에도 방콕 해야 한다. 일기예보를 잘 주시해야 한다. 만약에 국가재앙과 겹치면 공무원들은 잘리거나 매스컴에서 난리가 난다. 필드 한번 나가려면 준비해야 되는 게 맞선이나 면접 보러 가는 것보다 복잡하고 까다롭다. 세련된 복장은 물론 장갑, 모자, 신발 뭐 하나 빠트리면 안 된다. 이슬람 종교인처럼 히잡도쓰고 선크림도 발라야 되고 그것도 부족하여 선글라스까지 준비해야 한다. 정확한 시간도 지켜야 되고 부킹멤버도 챙겨야 된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취소가 될 수 있다. 자동차도 최소 제니시스는 타고 다녀야 궁색을 맞출 수 있다. 골프세트 매고 시내버스나 전철 타고 다니면 미친놈 취급받는다.
반면 탁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불어도 즐길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즐길 수 있다. 방구석에서 마누라 앞에서 어슬렁거려 눈살 찌푸리면 알아서 기어 나오면 된다. 입고 있던 반바지에 티셔츠 하나 걸치고 자전거 타고 가면 된다. 탁구장에 자전거 타고 왔다고 욕하는 사람 없다. 오히려 제니시스나 BMW 타고 가면 욕먹는다.
원수 같은 골프세트는 우라지도 비싸다. 가장 긴 짝대기 하나가 판젠동 내 탁구 라켓 10배나 비싸다. 판젠동 라켓하나면 동네 탁구장에서 고급이다. 마누라한테 아양 떨어 큰 맘먹고 골프 세트 샀다고 필드 나가 폼좀 잡았지만 며칠 지나면 유행 지났다고 한다. 속이 뒤집힌다 탁구 판젠동 라켓하나에 정기적으로 라바만 바꾸면 평생 써도 끄덕 없다. 골프공은 탁구공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요것 또한 비싸기 짝이 없다. 탁구공은 껌값이다. 실수라도 해서 발로 밟아 팍소리 나도 소리도 듣기 좋고, 밟는 재미도 있고 새것 꺼내는 재미도 있다. 골프공은 국밥 한 그릇이다. 잘못 타격하여 물속이나 숲 속에 들어가 공도 잊어버리고 벌타 나오면 죽을 맛이다. 그래도 웃어야 한다. 찡그렸다가 쌍놈취급 당한다. 풀밭 좀 걸으면 쌀한가마 날아가고 내기게임에 지고 나면 쌀한가마 또 추가다. 운동하러 왔다가 속이 뒤집힌다. 풀밭 서너 시간 걸어도 운동도 안된다. 못 치면 스트레스만 쌓인다. 골프를 그만두면서 골프세트가 베란다에 골똥품으로 남아있다. 자전거 러닝 머신은 옷걸이로도 사용하지만 골프 세트는 암짝에도 쓸모가 없다.
축구나 야구는 헛 발질, 헛 수윙하다 창문 깨 먹어 욕먹었지만 골프는 신사답게 착하게 남한테 피해룰 주지 않아도 욕먹을 일이 허다하다. 마누라한테 욕먹는 것은 당연하고 공치다 캐디 언니하고 농담하다 성희롱했다고 신세망치고, 남녀 어울려 공치면 불륜이라고 소문나고, 남자끼리 공치면 게이나 호모라고 욕먹는다. 70세에 골프 레슨 받으면 미친 노인이라고 욕먹는다. 잘 쳐도 잘못처도 품없게처도 폼 있게 처도 우짜튼간 욕먹게 되어있다.
요즘 40mm 조그만 공하나 바꿨는데 욕먹을 일은 없고 매일 칭찬만 받고 있다.
우선 가게 지출이 크게 줄어 마누라한테 칭찬받고, 아름다운 미녀 아가시와 몇 시간씩 공처도 오해받을 일 없고, 술 마실 일없어 건강에 좋고, 집 가까워 좋고, 라켓 바꿀 필요 없고, 고급자동차 탈 필요 없고, 어느 놈의 눈치도 볼 필요 없고, 노인이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농번기나 태풍, 국가재난 때 공처도 짤릴 일 없고 이래저래 나에게는 골프보다 탁구가 100배는 좋은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