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142. 주식, 뭐부터 살까요?

Eighth Wonder, Compound Interest

by Mira

미국에서 401k의 위력을 경험한 언니의 조언으로, 나도 미국 주식을 사기로 했다.


401k는 미국 직장인 퇴직연금 같은 제도다. 회사에서 급여 일부를 적립해 주식이나 ETF에 투자해 두면, 세금 혜택을 받고 은퇴할 때 목돈으로 찾아 쓸 수 있다. 쉽게 말해, 직장 다니면서 자동으로 미국 주식을 사 모으는 시스템이다.


언니는 직장생활 초반에는 왜 이렇게 연금으로 많이 떼어가나 불만이었는데, 무려 30년이 흐른 지금 계좌를 보니 퇴직이 기다려지더라~ 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국에서 미국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미국시민권자로서 사는 거라 세금 혜택도 상당했다.


국민연금을 받네, 못 받네 하는 우리와는 정말 다른 장면이다.


그런데 뭘 사야 하지?


가방이나 시계를 사는 거라면 머릿속에 확실한 순서가 착착 있는데, 주식이라니… 생전 처음 마주하는 세계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일단 종이에 내가 아는 미국 회사, 브랜드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썼다.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룰루레몬

존슨 앤 존슨

모더나

일라이릴리

유튜브

구글

나이키

인스타그램

스타벅스

등등.


티커(symbol)를 찾고, 과거 수익률 그래프를 확인했다. 그리고 섹터별로 다시 그루핑 하고 대장주를 찾았다.


산업 섹터를 정리해 보면,

• 테크(Technology) : 애플(AAPL), 아마존(AMZN), 구글(google), 메타(META)

클라우드, AI, 플랫폼,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시장 주도 섹터

• 헬스케어(Healthcare) : 존슨앤존슨(JNJ), 모더나(MRNA), 일라이릴리(LLY)

고령화·바이오테크·신약 개발로 꾸준히 성장

• 소비재(Consumer/리테일) : 나이키(NKE), 룰루레몬(LULU)

경기 흐름에 민감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섹터

•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dia & Entertainment) : 넷플릭스(NFLX), 유튜브(구글 산하)

스트리밍·콘텐츠 경쟁으로 변동성 크지만 성장성 높음

• 유틸리티(Utilities) :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듀크 에너지(DUK)

전기·가스 같은 인프라, 배당이 안정적인 편

• 에너지(Energy) : 엑손모빌(XOM), 셰브런(CVX)

석유·가스 중심, 최근은 신재생에너지로 확장

• 금융(Financials) : JP모건체이스(JPM), 골드만삭스(GS)

은행·투자금융, 금리와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크게 받음

• 산업재(Industrials) : 보잉(BA), 캐터필러(CAT)

항공·건설·인프라 산업을 대표

• 부동산(REITs) : 리얼티 인컴(O), 프로로지스(PLD)

건물주 대신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대체 투자 수단


적립식 매수


아무리 기술주가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해도 한 섹터에만 올인하기에는 내 간 사이즈는 XXS.


그래서 기술주부터 적립식으로 모았다.

예를 들어 한 달에 미국 주식을 100만 원 투자하기로 하면, 하루에 3만 원씩 ‘매일 모으기’를 설정한다.


아무리 그래프를 째려봐도 나는 도저히 매수 타이밍을 모르겠다.

그래서 최대한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한다.


처음부터 주식은 은퇴 자금으로 접근했다. 단기 매수할 재주도 없지만 꼭 그래야 할 이유도 없다. 복리와 시간의 콜라보레이션이 해가 갈수록 빛을 발한다.

굳이 지금 팔아서 22% 양도세를 낼 이유가 없다. (1년에 250만 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있다.)


입문용으로는 ETF


아파트를 찾을 때 지역별 대장 아파트를 찾듯, 각 섹터의 대장주만 골라 무난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도 연 10% 안팎의 수익률은 나왔다.

거기에 시간이라는 힘이 더해지면 합계 수익률은 ‘0이 세 개’가 붙기도 한다.


그런데 즐겨찾기와 ‘매일 모으기’로 등록한 종목이 300개에 달하자, 자연스럽게 ETF에 눈이 갔다.

• 인도 같은 신흥국 성장주를 담는 ETF

• AI 관련 섹터 ETF

• 사이버 보안 ETF


개별 종목을 일일이 살 수 없을 때, ETF는 손쉬운 대안이 된다.

ETF 비중 상위 종목을 보고 다시 개별주를 골라 들어가기도 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건 렌즈 관련 사업.

AI가 탑재된 로봇이 가정마다 보급된다면?

전화기에 카메라 렌즈가 필수이듯, 로봇에도 눈(렌즈)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런 상상은 나를 흥분시켰고, 관련 기업을 찾아 헤매게 했다.

AI를 통해 크로스 체크도 한다.

오래된 회사, 혹은 이스라엘 기반 스타트업에 더 점수를 주기도 했다.


프로세스


내 투자 과정은 결국 30년 동안 해오던 디자인 작업 프로세스와 닮아 있었다.

리서치(뉴스) 컨셉(종목 선정) 디자인(매수).

숫자는 낯설어도, 섹터의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다.

• 바이오 : 고령화, 신약 개발, 바이러스 주기적 발생

• 방산 :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 정부 정책과 맞물림

• 에너지 : AI 시대에도 필수 인프라

• 부동산(REITs) : 미국 땅을 직접 사지 않아도 배당 수익 가능



기업의 영업이익, 현금흐름, 배당 같은 기초 정보는 이제 AI가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나는 포트 전체의 3~5% 정도는 살짝 공격적인 종목으로 채우기도 한다.



무엇부터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일 좋아하는 기업부터 사보는 것도 공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내 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그 회사의 뉴스가 눈에 쏙쏙 걸린다.


정말 세상을 넓고 사야 할 주식은 많아.

이제는 명품 로고보다 신규 종목의 티커를 보면 더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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