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163. 올인하지 않는다

투자의 원칙

by Mira


would, should, could



만약 10년 전에 비트코인에 올인했더라면, 벌써 경제적 자유는 물론, 파이어족이 되었을 거다.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자라는 머니트리를 보고 있으면, 저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후회의 감정에 빠져 있어 봐야 나만 손해다. 투자에서 손절은 그토록 싫어하면서 ‘감정적으로 손해인 상태’에서는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가상자산에 올인하지 않은 대신 내가 얻은 걸 생각해 본다. 10년 이상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을 두루 경험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는 세계를 보는 시선을 바꾸었다.


부동산


부동산은 이제 정책이 리스크다.

서울 전 지역을 토허제로 묶을 줄 누가 예상했나?


금리나 환율보다 더 예측 불가한 것이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의 집권기에 아파트 공급이 활발히 진행된 적이 있던가?


주태 공급은 충분하고 아파트 가격상승은 투기꾼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그들의 시각이다.


대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부동산을 통해 자산 형성이 되면 보수화 되고 지킬 게 많아지는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표를 주지 않는다는 걸 안다고.

수도권에서의 투표결과가 여실히 보여준다.


달콤 살벌하게 오락가락하는 정책 속에서 8년 전에 부동산을 세팅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지금 같은 레버리지 전면 금지였으면 어림없는 일이었다.


이런 혼란기가 아니었어도 아파트 매수는 정말 고민스럽고 두려운 결정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가격이 오르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폭풍이 지나간 듯. 폭등 후 고요해진 시장에서 매수를 결정하던 날의 공포와 불안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미국주식


자동매수 기능도 없는 시절, 나는 주로 공휴일 전날 새벽에 미국 주식을 매수했다. 내가 매수하면 떨어지는 게 일상이었지만 꾸준히 적립식으로 매수했다.


처음 매수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약 8년 동안 한 번도 매도하지 않았다. 양도세 20%를 내고 굳이 갈아탈 종목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관심 종목이 생기면 10만 원, 20만 원씩 매수했다.


그리고 주식의 매력을 느꼈다.

보유세와 취득세가 없고 양도세도 부동산에 비하면 감당할 수준.

현금 흐름에 있어서 부동산에 비교할 수없이 가볍다. 특히 분할 매수, 분할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금융자산을 부동산보가 더 비중을 두고 관리했다.


현금이 필요할 때 부동산은 현관이나 화장실만 매도할 수없다. 매도하는 거래 비용도 이제는 억 소리 난다. 하지만 금융자산은 딱 내가 필요한 만큼만 분할 매도하면 된다. 부동산처럼 규제 일변도의 정책도 거의 없다.


산업 섹터별로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 이 주식이 좀 빠져도 저 주식이 커버하는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왜 강남 아파트를 사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를까?

그만한 급상승하는 자산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공부해 보면 강남 아파트처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시간과 복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자산을 성장시키는 종목이 많다.


나는 금융자산으로 자산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강남 아파트 상승에 별로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 좀 천천히 가지, 뭐.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겠다는 마음 대신, 나무를 가꾸는 마음으로 여유 있게 해도 숲이 자라게 되어 있다.


30억, 50억 하는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도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재산세 내기도 바쁘다.

게다가 담보 가치도 인정받지 못한다.

25억 하는 아파트는 대출이 2억?

OECD 중에 이런 규제를 하는 정부는 없다.

외국 은행에서 80~90% 대출받아 서울 아파트 매수하는 이들에게는 꽃길이다.

자국민은 제외되고.


만약 내가 부동산 세팅이 끝났으니 이제 됐다 하고 살았더라면. 미국 주식을 통해 배운 다양한 산업군을 모르고 살았더라면.


사람이 자기가 뭘 모르고 사는지도 모르는 게 가장 큰 리스크다.


올인하지 않는다


투자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올인하지 않는 태도를 배웠다.

밥을 먹을 때도 위를 꽉 채우지 않고,

일을 할 때도 100% 에너지를 쏟아 하얗게 불태우지 않고

운동을 할 때도 약간 아쉬운 정도로 끝낸다.


왜냐하면 인생은 늘 다음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넉넉하게 30% 정도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전략으로 산다.


그러기 위해 70% 의 에너지는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회사업무와 자산관리, 글쓰기가 나의 주요 과제다. 그 나머지 것들은 이러거나 저러거나 내 인생에 별 영향을 주지 않더라.


한 가지 목표에 올인하다가 그게 안되면 크게 상심하고 자기 인생을 비관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언가 중요순위가 전도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도 행복한 인생보다 중요하지 않다. 그 목표는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그래서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또 노력하면 된다.


포모 투자


현금을 1억 정도로 포모 투자용으로 관리하면 어떨까? 요즘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는 반복될 것이다. 그런 시장이 오면 베팅할 수 있는 현금을 만들어 놓을까?


가상자산이 급락할 때, 세일기간인걸 알면서도 공격적으로 매수하지 못한다. 현금을 타이트하게 투자해 버려서.


지금까지는 현금이 통장에 있는 걸 못 견뎌했는데, 이제는 예비비를 관리하려고 한다. 에너지를 30% 정도 남겨 놓는 것처럼.


현금 100만 원, 1,000만 원으로 시작해서 1억을 만드는 걸 해봐도 좋겠다.


적게 먹어도 마음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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