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220. 명랑퇴직, 즐거운 백수

백수지만 바쁘다

by Mira



1. 희망퇴직 안내 메일


희망퇴직 신청 메일을 보냈다.

내 마음에서는 팡파르와 폭죽이 터졌다.

드디어!

만 오천 사백 구십 번 상상했던 일이 실현되었다.

30년 동안 나를 쥐어짜던 직장생활이 끝났다.

특별한 감정 없이 그저 일상의 한 부분처럼.



2. 백수가 되고 보니


병가 상태였기 때문에 퇴직 리허설은 충분히 했다.

퇴직 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갔던 병원들을

이제는 "시간이 남아 돌아서" 여유 있게 다닌다.

요즘 푹 빠진 바샤 커피를 마시고

앤드류 포토의 소설을 영어로 필사하고

인스타 피드에 브런치 플랫폼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구상한다.

포트폴리오까지 점검한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닌데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진지하다.



3. 백수의 투자 리밸런싱


크립토와 주식 계좌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큰 방향성을 세워 놓아서 가끔 들여다보는 수준.

하락을 해도 마음의 동요는 없다.

작은 노이즈일 뿐이고

결국 시간과 복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부자 명랑 할머니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되었다.



4. 명랑한 백수의 루틴


내가 지키는 몇 가지 루틴,

30분 이상의 산책

캐모마일 티 마시기 : 불면증에 효과를 봄

글을 쓰고 싶으면 쓰고, 아니면 말고

냉장고 털어서 식사 챙기기 : 배달음식 금지

괜히 냉장고 열어보지 않기(중요)

매일 샤워하기

베딩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잠 자기 전에는 침대에 가지 않기

영어공부-영어 소설 필사하기

약 잘 챙겨 먹기

병원 예약 잘 키기기

당근으로 살림장만과 최저가 구매의 짜릿함 추구

AI 랑 이것저것 하기


백수에게 과도한 목표는 독이다.

하루가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목표는 초과 달성.




5. 명랑이라는 기술


명랑한 마음과 태도를 지키는 것도 기술이다.

나는 그동안 너무 심각하게 살았다.

심각함과 불안도 습관이 되어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내리고 녹두랑 놀고

글 한 편 쓰면

그날의 업무 클리어.




6. 머니트리


퇴직은 끝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재택근무 같다.

내가 나에게 출근하는 상태.


그리고 나는 꽤 괜찮은 상사다.

디렉션이 정확하고

나의 컨디션을 배려한다.


무엇보다…

시간 재면서 밥 먹지 않아도 된다.

나의 백수생활은

생각보다 단정하고,

진지하고

재미있다.


회사 다닐 때처럼 한 달에 한번 나에게 주는 월급: 배당금과 월세가 있다.

5년 뒤에는 연금이 더 해지고

10년 뒤에는 국민연금이 더 해진다.


명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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