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316. 30년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산다

Live as it comes

by Mira


새로운 프로젝트


56세.

30년짜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30년 동안은 이런 상태로 살아본 적이 없었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늘 긴장을 동반한다.

주말이나 휴가에도 마음 한편에는 일이 남아 있었다.

완전히 자유롭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요즘은 다르다.


수영을 하고 산책을 한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쓴다.


어떤 것도 억지가 없다.

대단한 목표도 없다.

누군가의 인정이나 칭찬도 없다.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다.




수영과 글쓰기


수영을 시작한다고 해서

30년 후에 수영선수가 되는 건 아니다.


지금부터 글을 쓴다고 해서

전업작가가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


수영을 하는 동안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수영이 끝나면 더 행복하다.


허벅지에 근육이 붙는 기분은

투자한 종목에서 수익이 나는 것만큼 좋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매일 조금씩 저축하는 기분이다.




오후 두 시에서 네 시


생각이 떠오르면 글을 쓴다.

떠오르지 않으면 필사를 한다.


수영을 하고 난 오후 두 시에서 네 시 사이,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내 안에서 무엇이 차오르는지 조용히 기다린다.


생각이 관념으로 머무르면

먹구름처럼 압박이 된다.


문장으로 옮기면

압력이 낮아진다.

견딜 만하게.




몰두하는 시간


재미없는 일을 할 때 사람은 질문이 많아진다.

왜 해야 하지, 왜 또 바뀌지, 왜 이런 방식이지.


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생각이 사라지고 몰두한다.


요즘의 나는

몸과 마음과 삶의 균형을 맞추느라

질문이 별로 없다.




인생 후반전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30년을 준비하는 투자와

하루의 리듬이 조화롭게 굴러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은 빨리 받아들이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인생 후반전은

자기가 하는 일을 즐기면 된다.

30년이면

내 인생은 엔딩의 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죽기 전까지

혼자 힘으로 화장실에 갈 수 있으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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