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323. 아침의 파열음

한 마음 안에서 두 욕망이 부딪힌다

by Mira



비 오는 아침.


회사에서

비가 오는 날이면

사무실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집에 가고 싶다.


그때는 그 생각을

꽤 자주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무실이 가끔 떠오른다.



잠에서 올라오는 생각


잠 속에 고여 있던 생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아침이 있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회사에서의 시간이

이상하게도 조금 그립다.


매일 조금씩 다르다.


정확히 내가 그리워하는 건

월급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래도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그 기분 자체일까.


마치 오랫동안 사귀던 애인을

가끔 떠올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떠나고 싶었던


경제적 준비도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나도

이런 순간이 있다.


우리는 종종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막상 떠나고 나면


그곳에 우리가 살았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떠나고 싶었던 관계였는데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 마음, 두 욕망


인간의 마음에는

변화를 갈구하는 욕망이 있다.


동시에

항상성이라고 할까,

살던 대로 그 상태에 머물고 싶은 욕망도 있다.


이 상반된 욕망이 부딪힐 때

생각은 파열음을 낸다.


어쩌면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회사라는 장소가 아니라

오랫동안 유지되던 삶의 균형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침의 일상


나는 두 마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의 일상을 시작한다.


토스트와 계란 프라이.

올리브 몇 알과 커피 한 잔.


베딩을 정리하고

방을 청소한다.


이별 뒤에 남은 건

추억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삶은 이어진다.

작가의 이전글[LIFE] L322. 시간을 통과한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