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Fear to Anticipation
벌써 91편째 글을 올립니다.
딱 100편을 목표로 시작하면서, 과연 내가 지킬까? 싶었는데. 여기까지 왔습니다.
퇴직 준비를 한 10년간의 기록을 막상 글로 풀어 내려니, 좀 어렵네요. 독자분들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하고요.
마지막 편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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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25년 봄까지만 해도, 퇴직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당장 뭐 먹고살지?”
한 달 벌어 한 달을 겨우 버티는 월급쟁이에게 월급이 끊긴다는 건, 상상 가능한 재난 중에서도 가장 끔찍했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별로 쓴 것도 없는데 늘 예상 초과인 카드값.
내가 쓴 거니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나름 준비한다고 했지만, 퇴직을 생각하면 막연하고 아득했다. 그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나는 내 ‘머니트리’를 점검하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글이 브런치 연재로 이어졌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난 10년간의 기록이야말로 나의 또 다른 자산이라는 것을.
제2의 커리어에 대한 꿈이 생겼다.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은 나이.
이제껏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며 살아왔으니,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이 들고 싶다.
그리고 AI와 함께 나의 머니트리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준비해 온 머니트리가 어떻게, 얼마나 작동할지 시뮬레이션하면서, 내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퇴직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다려진다.
퇴직 이후의 삶이,
기대된다.
아무 생각 없이 서른이 되었고,
더 아무 생각 없이 마흔이 되었다.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오십을 맞았다.
그리고 54세가 된 지금,
비로소 60대와 그 이후의 내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인생에 대해 10년, 20년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수많은 변수가 생기겠지만,
보수적·낙관적·비관적 시나리오로 나누어 시뮬레이션한 재정 상태는 설령 빗나가더라도 가시적인 범위 안에 머물 것이라고 AI로부터 확인받았다.
어쩌면 생각하지 못한 건강의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가족에게도 변수도 생길 것이다.
내 나이는 이제 ‘상실의 시대’로 접어드는 때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든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그리며 준비하는 이 과정이
나는 정말 즐겁다.
엄청난 자산가가 되어서가 아니다.
다만 경제적 자유를 얻고 퇴직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AI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하고, 확인하고, 또 물어보면서, 나는 어린아이처럼 설렌다.
이제는 희망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어떤 제안이 와도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완전, 웰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