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하는 사랑이 끝이나도. 마지막인 것만 같은 수능을 망쳤대도. 다시금 웃어낼 수 있었던 까닭은,
"내일이 있으니까."
이제까지는 망했더라도, 지금부턴 진짜 잘할거라 희망했기에 첫사랑에 실패했건, 첫수능에 실망했건 간에
비록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과 수능으로 인해 쓰디쓴 탈락의 고배를 연거푸 들이켜야했으면서도, 급식 받아먹는 민짜일 땐 느껴볼 수 없었던 엄청난 자유를 맛보고 나니, 오늘도 술, 내일도 술, 틈만 나면 술술 놀러댕기는 영원한 술무살일 줄로만 알았으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스무살은 눈 깜짝 할 새 이별, 스물한살로 군대에 입엽했는데. 생전 자유롭던 생활속에서 살다 눈 떴을 때부터 눈감을 때까지의 통제된 행동강령속에 갇힌 병영생활을 하려니, 그야말로 죽을맛이었다. 원랜 밤새 술 퍼먹고 자고있어야 할 꼭두새벽부터 기상시켜 연병장으로 집합 후 헛둘, 헛둘 도수체조, 끝나면 추워 죽겠는데 웃통 까고 3km 뜀뛰기, 끝나면 삽질하는 오전작업, 끝나면 군대밥 먹고 다시 삽질하는 오후작업, 삽질만 하는 일과 끝나면 그냥 좀 쉬고 싶은데 내 밑으로 다 나오란 고참에 다시 염병장에서 전투축구, 끝나면, 위병소니 탄약고 경계근무, 끝나면 원랜 술 마시러 나갈 말똥말똥한 시간에 취침하라고 누우려니 불침번근무, 끝나면 이제 진짜 쫌 자자고 눕자마자 눈 깜짝 할 새 새벽부터 기상시켜 끝도 없을 것만 같던 군대였을지라도 어떻게 끝은 나더라. 끝나고 나니 웃으면서 추억도 하고, 돌이켜보면 참 좋은 기억도 많았다. 근데 돌아가 또 하라면 나 걍 혀깨물고 주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