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도 제 짝이 있다더니,, 인생은 새옹지마란 말이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아무런 힘없이 작디작았던 애기였을 때, 나도 컴퓨터 게임 좀 하고픈데 혼자서만 독점하지, 나도 티비 채널 돌리고픈데 리모컨도 혼자서 조정하지, 왜 누나만 혼자 하냐고, 나도 좀 시켜달라고, 컴퓨터니 테레비 같은 공공재는 다 자기 꺼, "야 물 떠와", "야 뭐 사와", 등등 나를 인간 리모콘으로 조종시키듯 실컷 부려먹는 누나에 조금이라도 저항을 하면 "야, 뭐해, 어쭈 안 해? 팍 그냥 막 그냥 %$#@ " 밥먹듯이 츳코미부터 먹이던 누나가 '저래서 어디 시집이나 갈수는 있을까....' 하고 심히 걱정했었는데, 어떻게, 가긴 가네. .? 그것도 지독히도 사나운 누나완 완전 다르게끔 말투는 상냥, 행하면 빵긋, 참말로 다정다감한 길쭉이형 같이 좋은 사람이랑 하는 결혼이라니까 벌써부터 누나의 미래가 아주아주 행복해질 것이라는 거에 전혀 믿어 의심치 않아. 왜냐하면 장장 11년간의 초장기연애동안 그 어려운 누나를 감당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형님은 진짜 뭘 해도 할 사람이란거잖아. 그런 엄청난 사람과 결혼하는 누나 앞으로의 앞길은 당연히도 행복할 거란 것은 안 봐도 비디오야! 그리고 꼬꼬마였을 때부터 누나한테 고막 터지도록 샤우팅 들어먹으면서 쥐어잡혀 살아온 것에 대해 이건 너무나도 불합리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도 생각지도 않았던 어른이로 크다보니까 어느순간부턴가 누나의 갈굼이 이해가 가더라고. 아마도 이거 글공부한답시고 학교생활도 관둬, 경제생활도 안 해, 허구한 날 방구석에서만 틀어박혀앉아 오로지 이것만 헌신하고앉아있는 내가 헌신짝처럼 살까봐 걱정돼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근데 말이야. 난 엄마가 내 엄마고, 아빠가 내 아빠고, 누나가 내 누나인 이상 난 사회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나쁘게도, 그르게도, 아무 것도 안 하게도, 살지 않아.
그것은 엄마는 내게 꿍얼꿍얼거리고 아빠는 내게 꽁냥꽁냥거리고.누나 때문에 꿍시렁꿍시렁대면서도 행복하기 때문이야. 예전에도. 지금에도. 앞으로도. 힘들었고, 힘들고, 힘겨울 것일지라도. 엄마, 아빠, 누나가 있는 가족이 우리 가족이라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난 아무리 힘든 것도, 어려운 것도, 모든 걸 다 행복해낼 수 있어.
늘상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켜먹는. 맨날 이것저것들 부려먹는 누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나 언제까지나 언제나 항상 영원히 함께 멋진거, 맛난거 놀고먹을 수 있을 누나가 있어서 늘 좋아.
그러니까 길쭉이형이랑 누나가 결혼한다니까 나는 너무너무 쪼아..!
그리고 길쭉이형! 결혼하게 되면 누나랑 한집살이하게 될 텐데 경험상 그렇게나 쪼아댈 누나가 참으로 고될지라도 항상 희망은 잃지 말아요. 비록 누나가 죽어라고 욕은 많이 멕이긴 해도, 인내심 터질 만큼 시켜먹긴 해도, 죽어도 밥은 안 굼기고 맛있는 거 잘 챙겨주거든요? 그러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나도 참 좋은 사람이에요. 근데 뭐 그 오랜 연애시간동안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형이니까 저보단 형이 누나를 더 잘 일거라 생각하기에, 누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을 주의사항들은 속으로만 묵묵히 묻어둘게요. 그럼 두 분 모두 어여쁜 꽃신 신고 둘만의 행복한 러브러브하우스 집씬에서.핑꾸핑꾸 짝짜꿍이 알콩달콩 길이길이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