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해야 한다. 그냥 지금 하자.

하기 싫은 일 때문에 방황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냥 하세요 얼른.

by Miranda


나의 대학시절.

나는 자원생물학과 학생이었는데 자원생물학은 해양생물을 공부하는 학과이다. 전공필수와 전공선택, 다양한 교양 과목 중에서 매 학기 친구와 머리를 맞대어 수강신청을 하고는 했었다.

그때는 강의편람이라고 책자를 펴 들고 볼펜으로 체크를 해 가며 PC방에서 수강신청을 하고는 했었는데 요즘 애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전공필수는 졸업을 위해서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이니 선택의 여지는 없었고 나에게 선택의 권한이 있는 것은 전공 선택!


그때 정말 심사숙고 후 선택했던 전공선택 과목이 2가지가 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바로 척추동물비교해부학과 통계학이었다. 해산물을 워낙 좋아하던 나에게 해양생물의 해부는 너무나도 신나는 일이었지만 척추동물비교해부학 시간에 닭을 해부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무서워서 그 과목을 신청하지 않았었다. 난 해양생물을 공부하는데 척추동물 해부를 꼭 할 필요가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아주 시원하게 과목 패스~를 해 버렸고 다음은 통계학! 고등학교 시절 수학교과서 끝부분에 나오던 통계 단원이 무지 어렵게 느껴졌던 나는 통계학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다리가 후들거려 과감히 물리학을 선택했었다.

내 인생에 척추동물해부와 통계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었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나는 모대학의 미용예술학과와 뷰티디자인과에서 화장품학 강의를 하면서 틈틈이 논문을 쓰고 있다. 논문에서 통계를 다루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미용통계학 강의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고주파를 이용한 마사지를 배우면서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학생 때 미루어 놓았던 공부를 지금 하고 있다.

그때 미루었던 것만 콕!!! 집어 지금 써먹고 있다.

그때 하기 싫다고 미루면서 선택했었던 물리학이나 유전학과 같은 과목은 지금 집구석에 먼지 쌓인 책으로 쌓여있고 말이다.


요즘은 토요일마다 고주파를 이용한 마사지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데 수업시간 내내 학교 다닐 때 해부학 공부를 했었더라면 지금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을 텐데 라는 후회를 하고 있다. 논문을 쓸 때마다 내가 왜!!!! 대학생 때 통계학을 하지 않았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며 땅을 치고 있다. 평생 따라다닐 기억일 것이다.


결국 그때 미루어 놓았던 공부를 지금 하고 있기도 하고 통계학은 강의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쯤 되면 그때 포기한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의 말씀을 이해한 듯하다.


"어차피 다~~~ 해야 하는 거다. 미루지 말고 지금 해라잉!!!"


나는 이 말을 똑같이 내 딸에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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