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면 혜자인 일본 도시는? 귤나라 마쓰야마
나의 최애 소도시 마쓰야마 여행기
귤빛 바람 따라, 마쓰야마에 머물다
귤과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 마쓰야마는 너무 크지 않아 단기간 여행으로 좋았다. 조용하지만 심심하진 않았고, 익숙하진 않지만 낯설지도 않았던 곳. 마쓰야마는 그런 곳이었다. 귤처럼 상큼하고, 섬처럼 느긋한 도시.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귤을 모티브로 한 친구가 환영해 준다. ‘귤 캐릭터 미깡군’
마쓰야마에서 배를 타고 고고섬으로 향했다. 바닷바람이 볼을 스치고, 파도 소리가 마음을 씻는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빌렸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길.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섬을 닮아가는 기분이었다.
중간에 들른 시마노 테이블. 폐교를 리모델링한 이곳은 공간 그 자체가 힐링이다. 원목 바닥, 오래된 창틀, 그리고 에히메의 귤로 만든 주스 한 잔. 거기에 향긋한 커리판다가 더해지면 완벽.
이어 들른 Gogoshima Beer Farm은 작고 조용한 수제맥주 양조장이다. 주인장이 수제 맥주별로 직접 설명해 주고, 시음도 가능케 도와준다. 감도 있는 공간, 섬의 공기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귤, 레몬그라스 IPA 한 잔에 여유가 더 깊어진다.
섬에서 나와 바이신 지역을 가볍게 산책한 뒤, 해가 지기 전엔 도고온천으로 향했다. 센과 치히로의 온천 배경이라는 별관은 한국인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이 깊다. 조용한 김 속에서 몸도 마음도 천천히 녹아내렸다.
쓰야마 근교 한 바퀴, 기억에 남을 풍경
일본 여행 시 뚜벅이라면 1일 버스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작은 섬이더라도 두 발로 모두 담긴 한계가 있을 터. 마쓰야마 1일 버스투어는 우치코–오즈–시모나다역을 잇는 정갈한 코스를 갖추고 있었다.
전통 가옥이 즐비한 골목, 고즈넉한 성과 기차역, 그리고 시모나다의 바다. 마치 일본의 오래된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시모나다역에서는 해질 무렵까지 머물렀다. 바다와 기찻길이 맞닿은 곳에서 석양을 보는 건 잠시 말을 멈추게 하는 경험이었다.
작지만 확실한 마지막, 관람차 한 바퀴
마지막 날엔 마쓰야마 시내에 있는 관람차 쿠루린(Kururin)에 올랐다. 몸을 그대로 싣고 평온과 여유를 가지며 천천히 도시를 한 바퀴 내려다보니 지난 여행기가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야말로 힐링의 정점을 찍을 수 있다.
무엇 하나 과하지 않았고,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았던 여행.
그렇지만 나는 가챠깡을 4개나 했다. (나름 자제한 편)
마쓰야마는 그런 도시였다.
나를 천천히 만들어주는 곳.
★마쓰야마 여행 꿀팁 정리★
▶ 마쓰야마 공항 도착 후 공항 안내 데스크에서 한국인 대상 셔틀 및 쿠폰 정보 꼭 확인!
▶ 로컬들이 자주 가는 천연수 온천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키스케노유 온천방문 필수!
(전기탕/한방약탕/탄산탕 有, JR 마쓰야마역에서 도보 5분)
▶ 고고섬은 자전거 필수! 해안길이 아름다워서 천천히 달리는 걸 추천합니다.
▶ 시마노 테이블과 Gogoshima Beer Farm은 일정 초반에 가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피시앤칩스는 정말 어떤 맥주와 먹어도 페어링이 잘되는 안주!)
▶ 도고온천 별관은 여권 지참하면 무료입장 가능! 인원이 많지 않아 프라이빗한 분위기 UP!
▶ 근교 버스투어는 ‘여담’ 사이트에서 신청 가능! (사전 예약 필수!)
▶ 관람차 쿠루린은 이요테츠 다카시마야 백화점 위에 위치하며, 야경 시간대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