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끝없는 성장의 열쇠, 배움의 문을 열어라

by 정성균

배움의 문을 닫는 순간, 성장도 멈춘다

우리는 가끔 '배움'이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다. 거대한 도서관에서 먼지 쌓인 책을 꺼내고, 두꺼운 안경을 끼고, 끊임없이 노트에 필기를 해야만 배움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 속 배움은 생각보다 훨씬 더 유쾌하고, 가볍고, 심지어 허를 찌를 만큼 기발하다.


예를 들어보자. 평범한 일요일 오후, 소파에 기대어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 예능 프로그램을 틀었다. 거기서 우연히 들려오는 "펭귄은 사실 날지 못하는 새지만, 수영은 세계 최강이다."라는 말에 '응? 수영을 그렇게 잘한다고?'라며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해 본다. 그 순간, 배움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이렇듯 배움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치 모퉁이에서 '깜짝!' 하고 나타나는 친구처럼 다가온다. 문제는, 그 친구를 반갑게 맞이하느냐, "바빠, 나중에"라고 밀어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장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1장: 배움은 어쩌다 찾아오는 불청객?


배움은 사실 불청객 같은 성격을 지녔다. "난 오늘 책 한 권 읽어야지!"라고 다짐할 때는 감감무소식이더니, 막상 고개를 돌려 TV를 켜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건드린다.


어느 날, SNS를 스크롤하던 중 "코알라는 하루 18시간을 잔다"는 글을 보고 "아니, 이 귀여운 녀석들이 그렇게 게으르다고?"라는 의문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을 소화하느라 에너지를 절약해야 해서 오랫동안 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게 다다. 배움이란 이처럼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된다. '유칼립투스', '코알라의 소화기관', '수면 패턴' 같은 키워드가 하나둘 연결되면서 지식의 거미줄이 촘촘히 짜인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순간을 무시하지 않는 자세다. "코알라가 잠 많이 잔다고? 알았어, 끝." 이렇게 끝내는 사람과 "왜 그렇게 많이 자지? 소화 때문이라고? 유칼립투스가 소화가 어렵나 보네."라며 호기심을 이어가는 사람. 두 사람의 인생은 마치 구불구불한 시골길과 고속도로만큼 다르게 펼쳐진다.


2장: 필터링은 하되, 완전히 차단하지는 말 것


물론, 요즘 세상은 정보 과잉의 시대다. 검색창에 '다이어트 방법'만 쳐도 100가지가 넘는 정보가 쏟아진다. "아침에 레몬 물 마셔라", "공복 유산소가 최고다", "간헐적 단식이 정답이다" 등등.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려서 머리가 아프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지식 필터링 기술이다. 모든 정보를 다 흡수하다 보면 정신이 과부하 상태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필터링의 기준이다. 필터링은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기 위한 도구일 뿐, 새로운 배움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해 버리는 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치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듯, 불필요한 정보와 가짜 뉴스는 걸러내되, 신선하고 흥미로운 지식은 언제나 환영해야 한다. 방충망을 너무 촘촘하게 만들면 신선한 바람조차 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3장: 배움의 본질은 '깜짝 놀라기'


배움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깜짝 놀라기'에 있다.


예를 들어, 1800년대에 영국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목에 두른 레이스 스카프가 '질병 예방'을 위한 장치였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가? "우아함의 상징이었을 뿐"이라 생각했던 그 레이스가 사실은 기침과 재채기를 가리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이런 순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다. "이건 그냥 멋으로 하는 거야"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그 안에 숨겨진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배움이란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4장: 배움의 적은 '다 안다고 착각하는 마음'


배움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다 안다'는 착각이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대화를 수없이 경험한다.


"이거 알아? 코알라는 18시간이나 잔다더라."


"어, 그거 이미 알고 있었어."


이 '이미 알고 있었어'라는 말이 무서운 이유는, 그 순간 머릿속의 배움의 문이 '쾅!' 하고 닫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많이 자는지 아냐?" "유칼립투스만 먹는다는 건 알고 있지?"라는 추가 질문에도, '이미 다 안다'는 마음이 있으면 궁금증이 생길 틈이 없다. 사실, 아는 것 같아도 모르는 게 태반인데 말이다.


그러니 다음에 누군가 "이거 아세요?"라고 물어볼 때는 이렇게 대답해 보자.


"음, 알 것 같기도 한데, 혹시 다시 설명해 줄래요?"


이 한 문장이 열어주는 배움의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다. '안다'라고 단정 짓는 순간, 지식의 샘은 마른 우물처럼 바닥을 드러낸다. 하지만 '모른다'라고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더 넓고 깊은 배움의 바다로 나아가게 된다.


5장: 세상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에게만 비밀을 내어준다


호기심은 마치 고대의 지도와 같다. 평범한 풍경 속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게 해 준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 다람쥐를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엽다" 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나?"


"저 꼬리는 왜 저렇게 길고 북슬북슬하지?"


이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다람쥐의 꼬리가 균형을 잡는 데 필수적이며, 일부 다람쥐만 겨울잠을 잔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배우게 된다.


세상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에게만 비밀을 살짝 공개한다. "왜?", "어떻게?", "언제?" 같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결국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얻는다.


6장: 배움이 삶을 더 맛있게 만드는 이유


음식을 먹을 때, 그 요리의 기원을 알면 맛이 달라진다.


이탈리아 파스타를 먹으며 '이게 원래 중국에서 마르코 폴로가 가져왔다던데?'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면 한 가닥에도 역사적 깊이가 느껴진다. 심지어 삼겹살을 먹을 때도 "우리나라가 원래 목살을 좋아했다는데, 왜 삼겹살이 대세가 됐지?"라는 호기심이 피어나면, 어느새 돼지고기 소비 패턴까지 공부하게 된다.


배움은 이렇게 일상에 색깔을 더한다. 그냥 지나쳤을 거리의 벽화가 알고 보니 1970년대 민주화 운동의 흔적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7장: 호기심을 잃는 순간, 세상은 무채색이 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왜 하늘은 파래?", "달은 왜 따라와?", "개는 왜 꼬리를 흔들어?"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이런 질문들은 사라진다. 어느 순간, 우리는 안다. "하늘은 대기 중 빛의 산란 때문이야", "달은 지구와의 상대적 위치 때문에 그런 거야",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지."


하지만 진짜 배움은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정답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탐험하는 데 있다. "왜 빛은 산란하지?" "개들은 상황에 따라 꼬리 흔드는 방식이 다를까?" 이렇게 한 번 더 질문할 때, 우리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만난다.


배움은 멀리 있지 않다. 커피 한 잔에도,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에도, 길가를 지나는 고양이의 눈빛에도 숨어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다가서려는 의지가 있느냐다.


8장: 배움은 인생의 조미료다

생각해 보자. 음식이 아무리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졌더라도 간이 맞지 않으면 밍밍하게 느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 속 의미를 배우지 못하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 불과하다. 배움은 인생이라는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떠났다고 상상해 보자. 파리의 에펠탑을 보고 "아, 저게 그 유명한 에펠탑이구나."라고만 생각하는 것과 "이 탑이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졌고, 당시 프랑스 예술계에서 '철로 만든 흉물'이라며 반대했다는데 지금은 파리의 상징이 됐다지?"라고 생각하는 건 다르다. 같은 풍경이지만 배움의 깊이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자주 "알면 재미없어져."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정작 알고 나면 세상이 더 흥미로워지는 경우가 많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게 별이야"라고만 아는 것보다 "저 별은 수만 광년을 여행해 지금 내 눈에 도달한 빛이야"라고 아는 순간, 별빛은 단순한 빛에서 우주와 시간을 연결해 주는 다리로 변신한다.


배움이란 이렇게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도구다.


9장: 실패 속에도 배움이 숨겨져 있다


사람들은 종종 실패를 '배움의 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패는 오히려 '배움의 도약대'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도,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1,000번 이상의 실패를 경험했을 때도, 그들은 실패 속에서 배움을 발견했다. 잡스는 회사를 떠나 픽사를 성공시키며 창의적 사고를 배웠고, 에디슨은 실패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전구를 만드는 방법을 실패한 게 아니라, 작동하지 않는 1,000가지 방법을 배운 것이다."


우리의 일상도 다르지 않다. 요리를 하다가 설탕과 소금을 헷갈리는 바람에 황당한 맛의 카레를 만들었을 때, 배움은 "다음엔 설탕 대신 소금병 라벨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라는 교훈을 남긴다.


따라서 실패를 만났을 때는 이렇게 물어보자.


"내가 이 상황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다음번에는 무엇을 다르게 해 보면 좋을까?"


배움은 성공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실패 속에서 더욱 값진 교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10장: 호기심은 인생을 확장시키는 도구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자. 아이들은 모든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비가 오지?" "왜 바다는 파랗지?" "왜 고양이는 밤에도 잘 보이지?"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질문의 빈도가 줄어든다.


왜일까?


이미 다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


질문을 하다가 '모른다고' 드러나는 게 두렵기 때문.


바쁘다는 이유로 궁금증을 미뤄두기 때문.


하지만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호기심의 불씨다.


영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연의 복잡함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가 어린 시절처럼 '왜?'를 외치지 않는 순간, 성장도 멈추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니 다시 한번,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자.


왜 비는 냄새가 날까?


왜 바다는 파랄까?


왜 음악은 감정을 흔드는 걸까?


이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세상을 더 다채롭고 신비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11장: 디지털 시대, 배움의 기회를 잡아라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지식을 손끝에서 탐험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이 놀라운 기회 앞에서 오히려 배움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SNS를 스크롤하며 '흔한 지식'을 소비하고, '재밌는 영상'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의 호기심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한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자신에게 질문해 보자.


"지금 나는 이 시간을 배우는 데 쓰고 있는가, 단순히 소비하고 있는가?"


지식을 소비하는 것과 배우는 것은 다르다. 단순한 소비는 시간이 지나면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능동적 배움은 머릿속에 작은 씨앗을 심는다.


작은 팁: 배움의 일상화 루틴 만들기


하루에 하나의 '왜?' 기록하기


매일 밤, 하루 동안 떠올랐던 궁금증 하나를 노트에 적는다.


검색할 때 3단계 탐험법


한 가지를 검색하면 관련된 주제 세 가지를 더 찾아본다.


배움 파트너 만들기


친구나 가족과 함께 '배움 공유' 시간을 가져본다.


이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나도 모르게 지식의 숲이 자라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12장: 배움의 즐거움, 끝없는 탐험


배움은 마치 끝이 없는 미로다. 하지만 이 미로에는 출구가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한 갈래를 따라가면 새로운 길이 나타나고, 그 길 끝에는 더 신기한 세상이 기다린다.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말했다.

"우주를 탐험하는 것은 자신을 탐험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배움도 자신을 탐험하는 여정이다.


어제의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의 색깔이 점점 더 풍성해지는 경험. 그것이 바로 배움의 묘미다.


그러니, 배움의 기회를 밀어내지 마라.


그 기회가 오늘 당신이 본 어느 광고 문구 속 한 줄일 수도, 친구와 나눈 사소한 대화 한 마디일 수도 있으니까.


세상은 배움의 순간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문을 열지 말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다.


이제, 오늘 당신을 놀라게 할 새로운 질문 하나를 떠올려보자.


"왜 하늘은 푸를까?"


이 질문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그 여정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쁨을 내려놓는 용기